이치저널 2023. 10. 31.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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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들이 쓴 유언을 모아 책으로 낸 것을 읽어본 적이 있습니다. 대체로 이분들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아름답고 살만하다고 쓰고 있습니다. 어떤 분은 30대와 40대는 증발해버리고 20대에서 50대로 그냥 건너뛰었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분은 잠자는 시간보다 깨어있는 시간이 많았으므로 충분한 인생을 살아 만족했다고 회고했습니다.

현시점에서 저의 삶을 뒤돌아보면 보람과 후회가 교차합니다. 보람은 비교적 순탄하게 직장생활을 했고, 건강하며, 많은 친구를 가진 것입니다. 반면 후회스러운 일은 학생 때 그 흔한 당구 한 번 쳐보지 못했고, 교수 시절에는 테니스 라켓 한 번 잡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싶고 피아노를 멋지게 연주하고 싶습니다. 얼마든지 시간을 내어 그런 일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인고의 시간을 참아내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기회를 놓쳤지요.

 

 

처칠은 군인이자 정치가이면서 한 편으로는 화가, 비행기 조종사, 벽돌공, 특히 노벨 문학상을 받을 만큼 글을 잘 썼다지요. 그는 여유를 마음껏 즐기면서도 자신의 삶에 충실했고 철저했습니다. 아마 매 순간 자기 자신의 영혼을 가꾸는 일에 몰두했을 것입니다. 처칠의 삶을 반추하면서 <늦은 후회>라는 시를 한 편 써봤습니다.

 

“인고의 시간을 넘어 이룬 운동의 묘기

수많은 습작을 통해 경지에 오른 그림

깊은 밤 닦아낸 천상의 악기 소리인데

인내의 고통 참지 못하고

쉽고 가볍게 살아온 삶을

어찌 그들과 함께 비교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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