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마당/허주의 시 세계

그리움 18 - 봄이 오면

이치저널 2024. 5. 13. 15:29
728x90
 

 

 

떨어지는 낙엽들이

그리움의 언어로

한 잎씩 한 잎씩

책갈피에 앉습니다.

 

 

발길 닿는곳

눈길 머물던 곳마다

아름답고 소담스레

영글던 가을이

충만을 비워내면서

가난함에 익숙해지는

중입니다.

 

 

텅 빈 들판으로

헐벗은 나무들로

언 땅속 뿌리와

뿌리 얽어 쥐고

서로의 체온 나누면서

 

 

봄이 올 때

다시 태어나기 위한

잠행에 들어가는 가을

그 끝에 서서

금년에도 무탈하게 보낸

내 몸, 새 봄이 오면

튼튼한 잔뿌리 내리고

싹트길 소망해 봅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