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햇살 아래 수국이 그리는 풍경, 안성 용설유럽수국축제 무료개방

10월 19일까지 무료개방. 오전 10시부터 오후5시까지
뜨거운 9월의 햇살 아래, 안성 죽산면 용설리 언덕은 여전히 푸른 수국으로 빛난다. 올해는 예년보다 더 강렬했던 더위 탓에 꽃 상태가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정원은 여전히 아름답다. 일부 꽃이 시들었어도, 언덕을 감싸는 수국의 곡선과 색감은 가을빛과 맞물려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용설 수국정원’은 한 사람의 열정에서 시작된 정원이다. 9만5천 평의 대지에 유럽 품종 수국을 심고, 자작나무 숲과 메타세쿼이아 길을 따라 ‘유럽수국정원’이라는 이름의 꿈을 만들어가고 있다. 수국에 푸욱 빠진 황태성 대표는 “많은 분들이 기다려서, 완성 전이지만 무료개방을 했다”고 한다. 그 한마디에는 정원을 향한 책임감과 방문객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다.



이 정원은 2023년부터 시민에게 무료로 개방되고 있다. 아직 모든 구역이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수국이 피어나는 시기마다 사람들이 몰려든다. 누구나 자유롭게 산책하고, 사진을 찍고, 꽃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방문객들은 주차장에서부터 이어지는 산책길을 따라 천천히 오르며, 언덕 전체를 덮은 수국과 바람에 흔들리는 자작나무를 만난다.



하얀색, 연분홍 수국들이 층층이 쌓여 만들어낸 풍경은 한 폭의 그림 같다. 특히 햇살이 낮게 깔리는 오후 시간대, 언덕 아래에서 위를 바라보면 수국은 마치 물결처럼 일렁인다. 카메라 셔터가 멈추지 않는 이유다. 정원 일부는 아직 조성 중이지만, 곳곳에 세워진 조형물과 나무그늘 덕분에 방문객들은 사계절 각기 다른 느낌의 풍경을 즐긴다.



올해는 예년보다 더 뜨거운 9월이었다. 강한 햇살에 일부 수국은 제빛을 잃었고, 조기 개화 후 빠르게 시든 꽃들도 눈에 띄었다. 그러나 그런 모습조차 정원의 한 부분처럼 보였다. 자연의 리듬 속에서 피고 지는 꽃의 생명주기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곳, 그 진솔함이 오히려 정원의 감동을 더했다. 황 대표는 “꽃이 예년만큼 오래 가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지만, 방문객들은 “그래도 여전히 예쁘다”고 입을 모았다.



정원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다. 이곳에는 한 개인의 노동, 계절을 읽는 눈, 땅을 돌보는 손길이 켜켜이 쌓여 있다. 정원의 모든 길과 흙, 나무는 인공미보다는 정직한 시간의 흔적을 담고 있다. 그래서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단순히 ‘예쁜 풍경’을 보러 온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열정이 만들어낸 ‘살아 있는 공간’을 마주한다.



용설리의 이 작은 언덕은 이제 지역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주말이면 가족 단위의 방문객, 사진가, 연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SNS에는 ‘용설 유럽수국정원’, ‘안성 수국 명소’라는 해시태그가 이어지고, 인생샷을 남기기 위한 이들의 카메라가 정원 곳곳을 누빈다.



용설 정원의 진정한 매력은 ‘완성되지 않은 아름다움’에 있다. 꽃이 지고, 다시 피고, 나무가 자라며 정원은 매년 조금씩 변한다. 그 변화 속에서 사람들은 새로운 풍경을 찾고, 또 다른 감동을 얻는다. 이곳의 수국은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시간과 정성, 그리고 기다림이 만든 ‘살아 있는 예술’이다.



정원은 지금도 자라고 있다. 아직 피어나지 못한 자리에도 정성의 흔적이 가득하다. 용설의 수국은 계절이 바뀌어도 사람들의 마음에 남는 이유가 있다. 꽃이 완벽하지 않아도, 그곳에는 진심이 피어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