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없이 병충해 억제...한국 하천에서 찾은 자연의 백신, 항균물질 발견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이 과수 농가에 큰 피해를 주는 ‘과수 탄저병’을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항균물질을 찾아냈다. 이번 연구는 국내 담수환경에서 확보한 미생물 자원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향후 합성농약을 대체할 친환경 작물보호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관장 용석원)은 안양천 등 국내 담수에서 ‘과수 탄저병(Colletotrichum sp.)’에 대한 억제 효과를 지닌 담수균류와 신규 항균물질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과수 탄저병은 사과, 감, 배, 복숭아 등 주요 과일나무에 발생해 과일의 품질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곰팡이병으로, 매년 농가 피해액이 상당하다.
연구진은 2021년부터 ‘담수균류 유래 바이오 작물보호제용 원천소재 발굴’ 과제를 수행하며, 국내 하천과 습지에서 유용 담수균류를 체계적으로 확보해왔다. 그 결과, 과수 탄저병균의 생장을 70% 이상 억제하는 두 균주, 아스퍼질러스 플로코수스(Aspergillus floccosus)와 스트렙토마이세스 카니퍼루스(Streptomyces caniferus)를 확인했다. 두 균주는 실험실 배양 결과 탄저병균의 균사 생장을 현저히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동시에 고추 모종에 적용했을 때 줄기 길이와 굵기가 평균 30% 이상 증가해 식물 생육 촉진 효과도 입증됐다.

이 성과를 토대로 연구진은 관련 특허를 출원 중이다. 특허는 ‘식물 탄저병 곰팡이에 대한 항균력 및 식물 생육 촉진능을 가진 스트렙토마이세스 카니퍼루스 FBCC-B13410 균주 및 이의 용도’, ‘아스퍼질러스 플로코수스 FBCC-F1565 균주 및 이의 용도’로, 향후 산업적 응용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연구팀은 2019년 안양천에서 발견한 에드니아(Edenia sp.) 균주에서도 과수 탄저병 병원균에 대한 항균효과를 추가로 확인했다. 이어진 실험에서 에드니아 균주가 생산하는 새로운 구조의 펩타이드계 항균물질 두 종류를 규명했으며, 현재 이를 활용한 과수 탄저병 방제용 친환경 작물보호제의 실증 연구를 진행 중이다. 펩타이드계 항균물질은 아미노산이 결합된 구조로, 인체와 환경에 대한 독성이 낮고 생분해성이 높아 차세대 농업용 항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김의진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실장은 “국내 담수에서 확보한 미생물로부터 새로운 항균물질을 발견한 것은, 그 자체로 우리 생물자원의 잠재적 가치를 증명한 사례”라며 “화학농약 의존도를 줄이고, 지속 가능한 농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앞으로도 담수생물자원을 활용한 친환경 바이오소재 연구를 확대하고, 생물자원의 산업적 실용화를 위한 국제공동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