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없어도 된다” 가로구역 기준 완화...소규모주택정비 기준 전면 개선

노후 주거지의 변화가 현실로 다가온다.
그동안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워 방치됐던 도심의 낡은 주거지들이 이제 ‘작지만 빠른 정비’의 길을 걷게 된다. 정부가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의 기준을 완화해 주민이 주도하는 자율정비를 촉진하기로 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22일부터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소규모주택정비법)’ 하위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는 지난 9월 7일 발표된 ‘주택공급 확대방안’의 핵심 후속조치로,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저층 지역을 신속히 정비해 주택공급을 늘리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번 개정으로 가로구역 기준이 완화돼, 앞으로는 공원이나 주차장 등 기반시설을 신설·변경할 계획만 있어도 정비사업 구역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즉, 물리적 도로가 아직 없어도 ‘예정 기반시설’ 계획을 내면 사업 추진이 가능해진다.

또한 신탁업자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되기 위한 조건도 완화된다. 기존에는 전체 면적의 3분의 1 이상을 신탁해야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토지 등 소유자의 2분의 1 이상 추천을 받거나 일정 주민동의율(가로주택정비 75%, 소규모재건축 70% 등)을 충족하면 지정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신탁사의 참여가 활발해지고 사업 지연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비사업의 경제성을 높이는 방안도 포함됐다. 기반시설 부지를 제공하면 법적상한용적률의 최대 1.2배까지 건축이 가능하도록 하고, 인근 토지가 사업구역으로부터 직선거리 500m 또는 도보 1,000m 이내라면 용적률 특례를 적용할 수 있게 했다.
임대주택 인수가격도 합리적으로 조정됐다. 기존 ‘표준건축비’ 기준 대신 ‘기본형건축비’의 80%로 변경해 현실성을 높였고, 건물의 구조나 형태에 따라 추가 비용을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건축·도시계획뿐 아니라 경관·교통·재해영향평가 등까지 아우르는 ‘통합심의 공동위원회’도 새롭게 구성된다. 위원장은 1명, 부위원장 1명을 포함해 40명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각 분야별 전문성을 확보해 사업 심의 절차를 단축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김배성 공공주택추진단장은 “이번 개정으로 소규모 정비사업의 속도와 사업성이 모두 개선될 것”이라며 “도심 내 노후 주거지의 재생과 주택공급 확대가 동시에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개정안 전문은 10월 22일부터 국토교통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우편 또는 온라인을 통해 의견 제출이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