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오후 3시, 시간을 알리는 꽃 대청부채...10년 노력의 결실로 귀환

‘오후 3시에 피는 꽃시계’로 불리는 대청부채가 태안해안국립공원의 무인도에 다시 뿌리를 내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된 대청부채의 안정적 보전을 위해 원서식지 주변에 100개체를 추가 복원했다고 밝혔다.
대청부채는 붓꽃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오후 3시가 되면 보랏빛 꽃을 활짝 피우고 해가 지면 다시 꽃잎을 닫는 독특한 생태적 습성을 지녔다. 이 같은 ‘꽃시계’ 현상은 꿀벌 등 수분매개 곤충의 활동 시간에 맞춰 효율적으로 수분을 유도하고, 다른 붓꽃류와의 교잡을 피하기 위한 진화적 전략으로 해석된다.

국내에서는 인천 대청도와 백령도, 충남 태안군 일부 섬 지역의 바위지대 등 극히 제한된 지역에서만 자생한다. 그러나 가축 방목, 서식지 훼손, 불법 채취 등으로 개체군이 급격히 줄어 2005년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됐다.
국립공원공단은 2013년 태안해안국립공원의 무인도에서 자생지를 확인한 뒤 복원 연구에 착수해 2018년 인공증식에 성공했다. 이듬해 100개체를 복원했으며, 82%의 높은 생존율을 기록했다. 이번 2025년 10월 복원 사업에서는 추가로 100개체를 주변 서식지에 심어 대청부채의 안정적인 자생 기반을 강화했다.
공단은 이번 복원이 단순한 개체 보강에 그치지 않고, 원서식지가 훼손될 가능성에 대비한 ‘생태적 보험’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학계와 지자체, 민간단체 등과 협력해 서식지 관리, 생육환경 개선, 불법 채취 예방 등 종합적인 보전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주대영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대청부채 복원은 단기 성과가 아닌, 자연적 소멸을 막기 위한 장기적 생태 복원 사업”이라며 “국립공원 내 멸종위기식물의 보전을 통해 사라져가는 생물 다양성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