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금 편의성 ‘레벨업’… ORIS 출범으로 연 10만달러 자유롭게
해외송금 규제가 26년 만에 대대적으로 손질된다. 불필요한 절차로 묶여 있던 송금 창구가 열리고, 업권별로 갈라져 있던 한도는 하나로 합쳐진다. 내년 1월 ‘해외송금 통합관리시스템(ORIS)’이 본격 가동되면 해외생활비, 소규모 무역대금, 교육비 등 일상적인 해외송금의 방식을 근본부터 바꾸는 제도개편이 시작된다.
정부가 발표한 새로운 ‘무증빙 해외송금 체계’의 핵심은 단순하고 명확하다. 한도는 하나로, 절차는 간단하게, 관리는 더 정교하게.

그동안 국민들은 해외송금을 위해 은행과 비은행, 기관별 한도를 일일이 따져야 했다. 건당 5천달러를 넘는 금액은 지정거래은행을 반드시 이용해야 하고, 은행이 아닌 소액해외송금업자나 증권사를 이용할 때는 연간 5만달러까지만 송금할 수 있었다. 편의성과 경쟁력 면에서 강점이 있는 비은행권을 활용하고 싶어도 제도 장벽 때문에 활용도가 낮았다.
여기에 업권별로 쪼개진 한도 때문에 일부에서는 여러 업체를 이용한 ‘쪼개기 송금’ 같은 우회 사례도 발생해 왔다. 관리 시스템이 없던 탓에 정부조차 업권 전체의 송금 흐름을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이 한계를 풀기 위해 정부는 한국은행과 함께 全업권 송금 정보를 실시간으로 통합·관리하는 ORIS 시스템을 구축했고, 현재 시범운영 중이다. 내년 1월 정식 가동되면 이를 기반으로 한도의 개편이 단행된다.
개편의 가장 큰 변화는 업권별 한도를 없애고 ‘연간 10만달러’로 통합하는 것이다. 이제는 지정거래은행을 지정할 필요도 없다. 어떤 은행을 이용해도 되고, 소액송금업자·증권사·카드사 등 비은행권을 이용해도 연간 10만달러 범위에서 자유롭게 무증빙 송금이 가능하다.
즉, 국민이 기관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기관이 국민을 선택받기 위해 경쟁하는 구조가 되는 셈이다.
또한 연간 한도를 모두 채운 이후에도 은행을 통한 건당 5천달러 이하 소액 송금은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다만 이 경우 반복 송금이 발생하면 국세청·관세청 등에 자동 통보되는 안전장치가 마련된다.
정부는 이번 제도 개편을 통해 국민의 일상적인 해외 송금 편의성은 물론, 해외송금 서비스 경쟁력까지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아울러 全업권 송금 흐름이 하나의 시스템에서 통합 관리되면서 외환건전성·투명성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1월 ORIS 도입에 맞춰 개편된 체계를 시행하며, 이를 위해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및 관련 규정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달 중 입법예고와 행정예고를 통해 의견을 받고 제도 개선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