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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속 은행 뺑뺑이 끝낸다... 상속자금 한 번에

이치저널 2025. 12. 1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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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떠나보낸 충격과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유족을 기다리는 건 끝없는 은행 방문이다. 고인의 예금이 있는 곳마다 창구를 돌고, 같은 서류를 수십 번 제출해야 하는 현실은 상속 절차를 또 다른 고통으로 만들고 있다. 이른바 은행 뺑뺑이로 불려온 상속 금융자산 인출 문제가 이제 근본적인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상속 금융자산을 집 안에서 한 번에 정리할 수 있는 디지털 해법을 꺼내 들었다. 가상계좌를 활용한 상속자금 일괄 집금 및 자동 정산서비스 도입을 추진하며, 12월 18일부터 31일까지 국민생각함을 통해 국민 의견수렴에 나섰다. 제도 설계 단계부터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해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현재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를 이용하면 사망자의 금융자산을 한 번에 조회할 수는 있다. 하지만 조회 이후가 문제다. 실제 예금을 찾기 위해서는 은행과 증권사를 하나하나 직접 방문해야 하고, 그때마다 상속인 전원의 동의서와 인감증명서, 위임장,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반복 제출해야 한다. 금융기관마다 요구 서류와 양식도 달라 현장에서 겪는 혼란과 부담은 고스란히 유족의 몫이다.

비대면 금융이 일상이 된 시대에도 상속 절차는 여전히 디지털 전환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다. 비대면 계좌 개설과 자동이체는 본인 명의만 가능해 사망자 명의 계좌 정리는 예외로 남아 있었다. 이 때문에 상속인은 시간과 비용, 감정적 소모까지 감내해야 했다.

 

 

 

국민권익위가 제시한 해법은 명확하다. 방문 없이, 서류 없이, 단계별로 상속 자산을 정리하는 구조다. 첫 단계는 전자 합의다. 상속인 전원이 정부24 등에서 본인 인증을 거쳐 대표상속인을 지정하고 자금 수령 권한을 위임하는 전자 약정을 체결한다. 가족 간 합의가 전제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다.

두 번째 단계는 일괄 집금이다. 대표상속인 명의로 부여된 상속자산 집금용 가상계좌로 고인의 예금과 금융자산이 자동 이체된다. 흩어져 있던 자산이 한 곳으로 모이면서 은행을 전전하던 번거로움은 사라진다.

 

마지막 단계는 자동 정산이다. 집금된 자산은 사전에 합의된 상속 비율에 따라 각 상속인의 계좌로 자동 송금된다. 시스템이 정산을 대신 수행하면서 분쟁 가능성도 줄이고 처리 속도도 대폭 빨라진다.

이번 설문조사는 국민생각함에서 2주간 진행되며, 응답자 중 100명을 추첨해 5천 원 상당의 모바일 상품권도 제공된다. 국민권익위는 설문 결과를 토대로 관계 부처와 협의해 제도 개선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국민권익위는 상속자산 조회는 클릭 한 번이면 되는데, 인출을 위해 수십 곳을 돌아야 하는 현실은 디지털 시대에 맞지 않는 낡은 관행이라고 진단한다. 상속 절차로 인해 유족이 또 한 번 상처받는 일이 없도록, 금융과 행정을 잇는 구조적 개선에 나선다는 의지다.

이번 논의가 제도로 안착할 경우, 상속 절차는 더 이상 고통의 연장이 아니라 조용히 마무리되는 행정 과정으로 바뀔 수 있다. 슬픔에 잠긴 유족에게 필요한 것은 추가 서류가 아니라, 배려와 효율이라는 점을 제도가 증명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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