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레저 업종까지 확대, 현금영수증 전면 의무화

현금 거래의 마지막 사각지대가 좁혀진다. 내년부터 관광지 기념품 가게와 낚시장, 사진 처리업, 수상레저 관련 업종까지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대상에 포함되면서 현금 거래 관행에 큰 변화가 예고된다. 단순한 제도 확대가 아니라, 탈루 관행을 구조적으로 차단하고 소비자 권리를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전환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세청은 2026년 1월 1일부터 기념품 판매점과 낚시장 운영업 등 현금 거래 비중이 높은 4개 업종을 현금영수증 의무발행업종으로 새롭게 지정한다. 이에 따라 해당 업종 사업자는 수입 규모와 관계없이 거래 건당 10만 원 이상 현금 거래가 발생하면 소비자 요구가 없어도 현금영수증을 반드시 발급해야 한다. 카드 결제가 아닌 계좌이체, 무통장 입금 역시 현금 거래로 간주된다.
현금영수증 제도는 2005년 도입 이후 단계적으로 의무발행업종을 확대해 왔다. 그 결과 지난해 현금영수증 발급 금액은 180조 원을 넘어섰고, 전년 대비 14조 원 이상 증가했다. 과세 사각지대를 줄이고 자영업자의 소득 투명성을 높이는 핵심 장치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의무발행업종은 2024년 125개에서 2025년 138개로 늘어난 데 이어, 2026년에는 총 142개로 확대된다.

이번에 추가되는 업종은 관광객과 현금 소비가 집중되는 분야다. 관광지 기념품점과 민예품점은 소액 다건 거래가 많고, 낚시장과 수상오락 서비스업은 현금 결제가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 사진 인화와 복원 서비스 역시 현금 결제 비중이 높아 과세 누락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세청은 이들 업종을 제도권으로 편입함으로써 고질적인 현금 할인, 무자료 거래 관행을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의무발행업종으로 지정되면 가장 먼저 현금영수증 가맹점 가입이 필수다. 개인사업자는 업종을 영위하게 된 날부터 60일 이내, 법인사업자는 해당 요건이 속한 달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가입해야 한다. 홈택스와 손택스, 국세상담센터를 통해 별도 단말기 없이도 가입과 발급이 가능하다. 거래 상대방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에도 거래일로부터 5일 이내 국세청 지정번호로 무기명 발급해야 한다.
발급 의무를 위반할 경우 부담은 상당하다. 가맹점 가입 자체를 하지 않으면 미가입 기간 동안의 수입금액 1퍼센트가 가산세로 부과된다. 10만 원 이상 현금 거래에서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으면 미발급 금액의 20퍼센트가 가산세로 붙는다. 다만 거래일로부터 10일 이내 자진 발급하면 가산세의 절반이 감면된다. 현금영수증 발급을 이유로 추가 요금을 받거나 허위 발급을 하는 행위 역시 엄격히 금지된다.
사업자에게 불리한 제도만은 아니다. 직전 연도 매출액이 10억 원 이하인 개인사업자는 현금영수증 발급 금액의 1.3퍼센트를 부가가치세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연간 최대 1천만 원 한도다. 소비자 역시 혜택이 크다. 근로소득자는 연말정산에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고, 사업자는 매입세액 공제와 필요경비 인정에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소비자 신고 포상금 제도는 강력한 감시 장치로 작동한다. 의무발행업종에서 10만 원 이상 현금 거래를 하고도 현금영수증을 받지 못했다면 거래일로부터 5년 이내 홈택스를 통해 신고할 수 있다. 미발급 사실이 확인되면 건당 최대 25만 원, 연간 100만 원 한도에서 미발급 금액의 20퍼센트를 포상금으로 받을 수 있다. 신고와 동시에 해당 거래는 자동으로 현금영수증이 발급돼 소득공제도 가능하다.
국세청은 제도 시행에 앞서 대상 사업자에게 안내문을 발송하고, 책자와 리플릿 배포를 통해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계산대나 출입문에 의무발행가맹점 스티커를 부착하는 것도 필수 사항이다. 단순한 행정 안내를 넘어, 제도 미숙지로 인한 가산세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조치는 현금 거래를 줄이기 위한 단기 처방이 아니다. 관광과 레저, 생활 서비스 분야 전반에 걸쳐 거래 투명성을 높이고, 성실 납세 환경을 정착시키기 위한 구조적 변화다. 현금영수증 한 장이 세정의 출발점이자 소비자 권리의 증표라는 점에서, 이번 업종 확대는 시장 질서를 바꾸는 분기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