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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의 시간 끝에 일본 사찰에서 경복궁으로 돌아온 조선의 집, 관월당

이치저널 2025. 12. 2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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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의 시간을 건너 돌아온 조선의 건축, 관월당이 다시 한국 땅에 섰다.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반출된 뒤 긴 세월 타국의 사찰 경내에 머물렀던 조선시대 목조건축 관월당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그 여정을 비로소 마무리하며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12월 24일부터 2026년 1월 26일까지 경복궁 계조당에서 특별전 ‘돌아온 관월당: 시간을 걷다’를 연다. 이번 전시는 해외로 반출된 한국의 건축유산이 원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환수된 첫 사례인 관월당의 귀환을 기념하고, 그 과정에 담긴 역사적·문화적 의미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관월당은 조선 후기 건립된 목조 건축물로, 왕실과 관련된 사당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20세기 초 일본으로 옮겨진 뒤 도쿄를 거쳐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에 자리한 고덕원 경내에서 약 100년간 보존돼 왔다. 이 건축물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 계기는 지난 6월 고덕원 주지 사토 다카오의 기증이었다. 그는 법적 의무가 없음에도 관월당의 해체와 운송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스스로 부담하며, 문화유산은 그 뿌리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신념을 행동으로 옮겼다.

전시는 관월당이 한국으로 귀환하기 위해 해체되는 과정에서 분리된 주요 부재들과 함께, 그 이동과 복원의 기록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관람객은 단순한 ‘건물의 귀환’을 넘어, 문화유산 환수가 개인과 국가, 전문가와 종교계 등 다양한 주체의 책임과 협력 속에서 이뤄지는 공공의 과제임을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된다.

 

 

특히 해체 과정에서 드러난 관월당의 구조와 장식은 조선 목조건축의 정수를 보여준다. 대들보 위에 놓이는 마지막 가로 구조재인 종량과 이를 받치는 대공, 박공 지붕의 구조적 안정과 장식을 겸한 초엽 등 주요 부재들은 각각의 기능과 미학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용문·거미문·박쥐문·귀면문 등 다양한 상징 문양이 새겨진 암막새 기와 역시 당시 장인의 세계관과 미적 감각을 생생하게 전한다.

전시 개막을 하루 앞둔 23일 오후에는 개막식이 열린다. 이 자리에는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관계자, 문화유산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해 관월당의 귀환을 축하하며, 조건 없는 기증으로 한일 양국 간 문화 교류와 우호 증진에 기여한 사토 다카오 주지에게 대한민국 정부가 수여하는 대통령 표창이 전달된다. 사토 주지는 이번 표창과 함께 수여되는 포상금 전액을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에 기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번 특별전은 경복궁 관람객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매주 화요일 경복궁 휴궁일에는 문을 닫는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관월당의 귀환이 단순한 과거 회복에 그치지 않고, 환수 문화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현재와 미래 세대가 함께 나누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오랜 시간을 견뎌 다시 돌아온 관월당은 이제 조선 건축유산의 기억을 품은 채, 우리 앞에서 또 다른 시간을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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