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장질환자를 위한 첫 식품 기준, 국가 기준으로 관리된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식생활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식품 기준이 처음으로 마련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 등 염증성 장질환으로 인한 영양 결핍을 보완할 수 있도록 ‘염증성 장질환자용 영양조제식품’의 식품유형과 표준제조기준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식품의 기준 및 규격」 일부개정안을 12월 23일부터 내년 2월 23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 점막의 만성 염증으로 인해 영양 흡수 장애가 잦고, 체중 감소와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지기 쉬운 질환이다. 그동안 관련 환자용 식품 수요는 꾸준히 존재했지만, 별도의 표준제조기준이 없어 제조업체가 영양 배합 기준과 임상적 근거를 개별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공백을 제도적으로 보완해, 환자 맞춤형 식품 개발을 보다 체계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취지다.
신설되는 염증성 장질환자용 영양조제식품은 단백질을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고, 셀레늄 등 무기질 4종과 비타민K를 포함한 비타민 10종을 균형 있게 배합하도록 기준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질환 특성상 발생하기 쉬운 영양 결핍을 예방·보완하고, 환자의 식사 일부 또는 전부를 대체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도록 했다. 식약처는 이미 암, 고혈압, 폐질환, 간경변 환자용 식품의 표준제조기준을 단계적으로 마련해 온 만큼, 이번 기준 신설이 질환별 환자용 식품 체계를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개정안에는 식품 안전 강화를 위한 내용도 함께 담겼다. 가열 없이 섭취하는 가공식품에 비살균 액란을 원료로 사용할 경우, 최종 제품 완성 전 반드시 살균 또는 멸균 공정을 거치도록 제조·가공기준을 명확히 했다. 이는 비살균 액란 사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교차오염과 식중독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섭취 전 가열 조리가 전제되는 냉동생지 등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기후 변화에 따른 농업 환경 변화도 기준 개정에 반영됐다. 국내 재배가 늘고 있는 망고, 바나나, 키위, 오크라, 용과, 패션프루트 등 아열대 작물 6품목에 대해 재배 과정에서 사용되는 농약 22종의 잔류허용기준을 새로 설정했다. 이와 함께 수입 농산물에 사용되는 농약 7종과 쌀에 사용되는 일부 농약의 기준을 국제식품규격위원회 기준을 참고해 조정하고, 총 125종 농약의 잔류허용기준을 신설·개정했다. 동시 다성분 시험 대상도 26종이 추가돼, 총 540종 농약을 한 번에 분석할 수 있도록 검사 체계가 확대된다.
식단형 식사관리식품에 대한 식중독 관리 기준도 손질됐다. 황색포도상구균, 장염비브리오,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 등 주요 식중독균 검사 시 기존 1개였던 시료 수를 5개로 늘려, 미생물 오염이 불균일하게 발생하는 특성을 반영했다. 식약처는 이를 통해 검사 결과의 정확성과 신뢰도를 높이고, 보다 과학적인 관리 체계를 구축한다는 설명이다.
식약처는 이번 기준·규격 개정이 환자용 식품의 안전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동시에, 변화하는 식품 환경과 소비 형태에 대응하는 제도적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개정안의 세부 내용은 식약처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관련 의견은 내년 2월 23일까지 제출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