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문 꽁꽁 얼어붙었다... 구인 채용 동반 하락, 일하고 싶어도 뽑질 않네

취업 전선에 차가운 바람이 불고 있다.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도, 사람을 뽑으려는 기업도 모두 줄어들면서 고용 시장이 눈에 띄게 위축되는 모양새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제조와 건설 분야에서 채용의 문이 좁아지고 있어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등 예비 사회인들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최신 노동력 조사 결과를 토대로 현재 우리 일자리 시장의 민낯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최근 발표된 2025년 3분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경제의 채용 엔진이 식어가고 있다. 일을 하겠다고 나선 사람이나 사람을 구하는 업체 모두 숫자가 줄어든 것이다. 3분기 기준으로 사업체들이 사람을 구하겠다고 공고를 낸 구인인원은 약 12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만 명이나 줄었다. 실제로 채용된 인원 역시 110만 명 수준으로 6만 8천 명이 감소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채용이 줄어든 것 같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더 복잡한 사정이 숨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산업별로 느끼는 체감 온도가 너무 다르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경제를 이끄는 제조업과 생활에 밀접한 도소매업, 그리고 일자리가 많이 생기는 건설업 분야에서 구인과 채용이 모두 큰 폭으로 줄었다. 반면 교육서비스나 금융 보험 분야는 소폭이나마 채용이 늘어 대조를 보였다. 이는 단순히 경기가 안 좋아서라기보다는 산업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들이 사람을 뽑으려고 애를 써도 못 뽑는 경우를 미충원이라고 부르는데 이 인원도 10만 명이 넘는다. 재미있는 점은 업체들이 사람을 못 뽑는 이유다. 가장 큰 이유는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기 때문이다. 무려 26.9퍼센트의 업체가 이 답변을 내놨다. 그다음으로는 제시한 임금 수준이 구직자의 눈높이와 맞지 않아서라는 답변이 20.5퍼센트를 차지했다. 즉 기업은 당장 일할 베테랑을 원하고 구직자는 더 좋은 대우를 원하면서 서로의 생각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운전이나 운송직 분야는 심각한 구인난을 겪고 있다. 미충원율이 24.4퍼센트에 달하는데 이는 네 명을 뽑으려 하면 한 명은 끝내 못 구한다는 뜻이다. 정보통신이나 제조 분야의 연구개발직도 비슷하다. 전문 지식이 필요한 직종일수록 기업들은 사람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사업체 규모에 따라서도 온도 차가 극명하다. 300인 미만의 작은 사업체들은 구인과 채용이 모두 큰 폭으로 줄어든 반면 300인 이상의 큰 기업들은 오히려 구인과 채용이 소폭 늘어났다. 이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들이 현재의 경제 상황을 더 어렵게 받아들이고 채용에 소극적으로 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당장 내년 1분기까지의 채용 계획을 살펴보니 총 46만 명 정도로 지난해보다 6만 4천 명이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업이나 운수 창고업 등에서 채용 규모를 줄이겠다는 의사가 뚜렷하다. 기업들은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채용 비용을 더 쓰거나 구인 방법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으며 32퍼센트 정도의 업체는 월급을 올려주는 등 근로 조건을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단순히 숫자의 변화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일자리를 구하는 학생들은 기업이 어떤 능력을 요구하는지 미리 파악해야 하고 정부와 기업은 구직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건강한 일자리 환경을 만드는 데 더 힘써야 한다는 숙제를 던져주고 있다. 가족 같은 분위기보다 확실한 보상과 전문성을 중시하는 시대인 만큼 고용 시장의 변화에 모두가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