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붉은 말의 해, 권력과 위엄의 상징 말이 들려주는 이야기

2026년 붉은 말의 해를 맞아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특별한 질주가 시작된다. 국가유산청과 신세계가 손을 잡고 1월 9일부터 25일까지 신세계백화점 본점 더 헤리티지에서 말, 영원의 질주라는 이름의 특별한 전시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아주 오래전 선사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우리 인간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 달려온 동반자이자 친구인 말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전시가 열리는 장소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서울시 유형문화유산인 옛 제일은행 본점 건물을 멋지게 리모델링한 공간이라 마치 과거로 여행을 떠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전시는 총 5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시작부터 강렬하다. 2026년을 상징하는 붉은 말이 인공지능 영상 속에서 달려 나오며 관람객을 맞이한다.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신라 시대 사람들이 흙으로 빚어 만든 말 모양 토우들이다. 지금의 피규어처럼 작고 귀여운 모습이지만 그 안에는 조상들의 소박한 예술 감각이 그대로 담겨 있다. 이어지는 공간에서는 분위기가 확 바뀐다. 전쟁터를 누비던 가야의 말들이 입었던 무거운 철갑옷과 화려한 말갖춤들이 등장한다. 말 한 마리가 단순히 이동 수단이 아니라 한 나라의 강력한 힘을 상징했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경주 쪽샘 유적에서 나온 비단벌레 장식 말다래 재현품이다. 비단벌레의 날개는 수천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영롱한 초록빛을 내뿜는데 이를 이용해 말을 꾸몄던 신라 귀족들의 화려한 안목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국가무형유산 장인이 직접 만든 선비들의 갓도 함께 전시되어 말의 꼬리털인 말총이 우리 생활 속에서 어떻게 쓰였는지도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다.

전시 후반부에서는 현대적인 감각이 더해진다. 엄마 말과 새끼 말의 따뜻한 모습을 담은 조각 작품이 관객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해주고 마지막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제주마의 역동적인 사진들이 전시의 대미를 장식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과 협업한 사진 크루들이 포착한 제주마의 모습은 마치 지금이라도 사진 밖으로 튀어나올 듯 생동감이 넘친다.

이번 전시는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어 학생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역사 공부의 장이 될 것이다. 단순히 박물관 유리창 너머로 보는 유물이 아니라 우리 역사 속에서 말이라는 동물이 어떤 에너지를 전달했는지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다. 백화점 운영 시간에 맞춰 방문하면 언제든 이 특별한 질주에 동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