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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00km의 질주, 얼어붙은 강을 깨운 고니의 비상

이치저널 2026. 1. 1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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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의 추위가 몰아치는 1월의 이른 아침, 적막이 흐르던 낙동강 수면 위로 거대한 물보라가 일어난다. 2026년 병오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은 다름 아닌 겨울의 전령사 고니의 발구름이었다. 사진 속 고니는 마치 육상 선수가 스타팅 블록을 차고 나가듯 온 힘을 다해 수면을 밀어내고 있다. 몸무게가 최대 10kg에 달하는 대형 조류인 고니에게 이륙은 생존을 건 가장 치열한 사투다. 중력을 이겨내고 하늘로 떠오르기 위해 고니는 수십 미터를 물 위에서 전력 질주하며 날개를 휘두른다.

 

ⓒ김인재

 

카메라 셔터 속도를 조절해 피사체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기법으로 촬영된 이 장면은 고니의 속도감을 극대화해 보여준다. 배경은 부드럽게 흐르는 선으로 변했지만 고니의 눈동자와 부리는 화살처럼 날카롭고 선명하다. 이것은 우리 삶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 거친 세상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강인한 의지가 깃털 하나하나에 서려 있는 듯하다. 고니는 시베리아의 혹독한 추위를 피해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 이곳까지 왔다. 그 긴 여정의 끝은 휴식이 아니라 또 다른 비상을 위한 준비였다.

 

ⓒ김인재

 

수면을 박차고 오르는 고니의 발치에서 튀어 오르는 물방울들은 보석처럼 빛나며 사방으로 흩어진다. 고니의 날개 끝이 만들어내는 부드러운 잔상은 마치 화가가 캔버스 위에 붓을 휘두른 듯한 예술적 영감을 준다. 날개를 활짝 폈을 때 그 길이는 2미터가 훌쩍 넘는다. 이 거대한 날개가 공기를 가를 때 발생하는 양력은 고니를 하늘 높은 곳으로 인도한다. 새해를 맞이한 우리도 마찬가지다. 고니처럼 힘껏 바닥을 박차고 나가는 용기가 있다면, 우리 앞에 놓인 어떤 높고 험난한 장벽도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다.

 

 

ⓒ김인재

 

고니는 비행할 때 목을 길게 뻗어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한다. 군더더기 없는 그들의 자세는 오직 비상이라는 하나의 목표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 위를 걷는 듯한 역동적인 발놀림과 하늘을 향해 치솟는 상체는 고요한 겨울 강가에 폭발적인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2026년은 고니처럼 우아하면서도 강렬하게 시작해야 한다. 비상을 위해 수면 위를 치열하게 달리는 고니의 뒷모습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멈추지 말고 계속해서 발을 내딛으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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