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이 가장 위험한 곳? 1월 주택 화재 사망자 속출에 행안부 ‘비상’

가장 포근하고 안전해야 할 우리 집이 겨울철 거대한 화염의 함정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는 1월은 1년 중 주택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가 집중되는 시기로 나타나 국민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행정안전부는 최근 3년간의 통계를 바탕으로 주택 화재 예방을 위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30년 넘게 수많은 사건 현장을 누벼온 베테랑 기자의 눈으로 봐도 이번 통계가 시사하는 바는 매우 엄중하다. 단순히 불이 나는 것을 넘어 아까운 생명을 앗아가는 비극이 우리 거실과 주방에서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3년 동안 발생한 주택 화재는 무려 3만 1,509건에 달한다. 이 불길 속에서 576명이 목숨을 잃었고 2,800명이 넘는 사람이 화상을 입거나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실려 갔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주택 화재가 일반적인 화재보다 사망률이 월등히 높다는 점이다. 특히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보다 안전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단독주택에서 사망자가 훨씬 많이 발생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주택 화재 사망자 576명 중 340명이 단독주택에서 변을 당했다. 이는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단독주택의 화재 안전망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지표다.

화재의 원인을 들여다보면 더욱 안타깝다. 1월에 발생한 화재 중 절반이 넘는 51%가 '부주의' 때문에 일어났다. 가스레인지 위에 음식물을 올려두고 깜빡 잊고 자리를 비우거나, 타다 남은 불씨를 방치하고, 담배꽁초를 제대로 끄지 않는 등의 사소한 실수가 대형 참사로 이어진 것이다. 전기장판이나 히터 같은 전열기기 사용이 급증하면서 발생하는 전기적 요인도 26%나 차지했다. 누군가의 실수나 사소한 방심이 행복했던 가정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고 있는 셈이다.
불이 가장 많이 나는 시간대는 사람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 사이다. 하지만 정작 목숨을 잃는 사람은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집중되어 있다. 아침 6시에서 8시 사이는 잠에서 덜 깼거나 서둘러 출근 준비를 하느라 화재 인지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고, 오후 4시에서 6시는 피로가 몰려오는 시간대라 대처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비극을 막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가정 내 소화기 비치'를 꼽는다. 소화기는 불이 났을 때 소방차 한 대와 맞먹는 위력을 발휘하지만, 정작 급박한 순간에 어디 있는지 몰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소화기는 반드시 눈에 잘 띄는 곳에 두어야 하며 가족 모두가 사용법을 익혀둬야 한다. 특히 화재 경보기가 없는 단독주택은 연기를 감지해 큰 소리로 알려주는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천장에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인명 피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주방에서의 안전수칙도 필수적이다. 조리 중에 전화를 받거나 TV를 보느라 자리를 뜨는 행위는 절대 금물이다. 만약 식용유에 불이 붙었다면 당황해서 물을 부어서는 안 된다. 뜨거운 기름에 물이 닿으면 폭발하듯 불길이 치솟아 화상을 입거나 불이 순식간에 천장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가스 밸브를 잠그고 뚜껑을 덮어 공기를 차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거실과 방안의 문어발식 콘센트도 시한폭탄과 같다. 하나의 콘센트에 여러 개의 전열기기를 꽂으면 과부하가 걸려 전선이 녹아내리고 불꽃이 튄다. 전열기는 반드시 단독 콘센트를 사용하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플러그를 뽑아야 한다. 전기장판을 접어서 보관하거나 그 위에 무거운 물체를 올려두면 내부 열선이 끊어져 화재의 원인이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행정안전부 황기연 예방정책국장은 주택 화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본 안전수칙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화재 예방은 정부의 대책보다 우리 각자의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 오늘 저녁, 우리 집 소화기가 어디 있는지 확인하고 낡은 콘센트 먼지를 닦아내는 작은 수고가 사랑하는 가족의 생명을 지키는 가장 큰 방패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