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치저널358 얽히고설킨 갈등의 고리 김용식voice_kim@daum.net 갈등의 갈(葛)은 덩굴식물인 칡을 의미하며, 등(藤)은 등나무 덩굴을 말한다. 칡의 줄기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등나무 줄기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감아올라 함께 심어 놓으면 함께 얽히어 풀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여기에서 유래하여 사람 사이의 관계나 일이 까다롭게 얽힌 것을 갈등이라고 한다. 우리 사는 세상은 한결같이 서로 얽히고설키면서 살아간다. 어차피 갈등 속에서 그것을 헤쳐가며 사는 인생이라면 좀 더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은 없을까? 칡넝쿨과 등나무 넝쿨이 엉키면 서로 생존하기 어려워 집안에서는 이 두 식물 키우는 걸 금기시 해왔다. 세상살이가 갈등의 연속이라면 얼마나 힘든 일이겠는가? 깊은 산에 가보면 더러 소나무를 감고 올라가는 담쟁이 .. 2021. 9. 24. 가을 서정 정경혜 jkh4195@hanmail.net 기도 가을 서정 기도 정경혜 시월의 가을이 별처럼 내리면 추억 속에 물들고 반딧불처럼 거닐고 싶다 그 어느 날 가을이 바스락 흩어지면 별은 그대의 유성으로 기도하리라. 어디서 오는 바람인가 가을이 숨쉰다. 추억속에 머물렀던 가을 숨결을 더듬으며 그 길을 걸어본다. 시간을 거닐며 하얗게 비워내는 무언의 공 그건 인생이고 자연이었다. 코로나를 극복하고 비워내는 가을의 풍성함을 담아본다. . . 2021. 9. 24. 억새밭 송태한lastree@daum.net 억새밭 송태한 그대 처음 만난 날짜 어떤 기념일도 이젠 손꼽지 않겠습니다 손 안에 맴도는 문자 메시지 문득 비치는 인파 속 모습에도 눈 딱 감기로 했구요 지붕 낮은 카페의 선율 비 개인 물가의 해거름 깔깔대던 웃음소리까지 마침내 뇌리에서 지우겠습니다 가슴 떨리는 이름 석 자로 더 이상 울먹이지 않고 TV 프로 웃음마저 꾹 참을 수 있건만 나도 몰래 찾아드는 꿈결 억새밭 사잇길 첫 키스는 바람 눕는 가슴 속 뒤란에 와인처럼 입 막고 쟁여두겠습니다 2021. 9. 23. 영광 불갑사엔 꽃무릇이 절정 박미애 기자 twindaol2@hanmail.net '꽃무릇, 석산(石蒜)은 독특한 생태특성 때문에 ‘지옥의 꽃' 또는 '죽은 이의 꽃’ 그 모습이 현생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열반의 세계에 드는 것 같다 하여 '피안화(彼岸花)'라 불리기도 전남 영광의 대표 축제인 '불갑산 상사화 축제'는 취소되었지만, 꽃무릇은 아랑곳하지 않고 흐드러지게 피어 절정을 보여주고 있다. 영광 불갑사에서 현재 피어 있는 꽃은 석산(石蒜), 꽃무릇이다. 상사화는 잎이 먼저 핀 뒤 지고 난 뒤에 꽃이 피고, 꽃무릇은 꽃이 먼저 핀 뒤 잎이 돋아난다. 같은 수선화과지만 꽃도 확연하게 다르며, 상사화는 여름에 피고 석산, 꽃무릇은 가을에 핀다. 따라서 불갑산 상사화 축제는 상사화 축제가 아닌 꽃무릇 축제라 해야 할 듯. 잎이 있을 때 .. 2021. 9. 17. 사랑 11 - 당신에게 허주 jus5858@naver.com 사랑을 알게 한 사람, 당신이 고맙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얼굴만 떠올려도 좋은 사람 이름만 들어도 느낌이 오는 사람 아침 내내 그렇게 그립다 가도 언덕 끝에 달님이 걸린 그런 밤이 되면 또다시 그리운 사람 내 모든 걸 다 주고 싶도록 간절히 보고픈 사람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을 알고부터 특별할 것 없는 일상에 행복이라는 단어가 작은 파문으로 일렁이기 시작합니다. 길을 가다가 혹여 하는 마음에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되고 매일 오가다 만나는 집 잃은 고양이들도 오늘따라 유난히 귀여워 보이고 지하철역에 있는 대형 어항 속의 금붕어도 이제 외로워 보이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그 그리움이 사랑으로 자라고 그 사랑이 다시 사람과 .. 2021. 9. 14. 미련 없이 떠나는 곳, 남양주 북한강길 차용국 chaykjh@naver.com 아름다운 북한강변을 따라 여유롭게 걸으며 물에 관한 이야기를 감상해보라 미련 없이 떠날 일이다 - 남양주 북한강길 운길산역에서 차도를 건너 물의정원으로 들어갑니다. 북한강을 힘차게 달려온 푸른 물이 두물머리에서 남한강을 만나 한숨 고르고, 토실토실 흰 구름도 덩달아 쉬어갑니다. 진중리 앞 강변에 조성한 이 정원에 물의정원이란 이름을 붙인 것은 아름다운 북한강변을 따라 여유롭게 걸으며 물에 관한 이야기를 감상해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일까? 이 정원에서는 사람도 강물도 구름도 한가롭게 가을 나라로 걸어갑니다. 물의정원은 온통 황색 코스모스로 물들어 있습니다. 황색 물결 출렁이는 드넓은 바다입니다. 사람들은 그 바다에 들어가 사진을 찍기도 하고, 온통 황색의 꽃이.. 2021. 9. 14. 실(絲, thread) 작가 이승 – 존재와 부재의 이중성 김월수 my-oneone@hanmail.net 독특한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3차원적인 그림(three-dimensional picture)으로 구현 실(絲,thread) 작가 이승은 실과 실층으로 만든 사이 공간(interspace)에 색과 빛으로 채워진다. 실상과 허상의 경계를 연결하며 대상의 본질에 관한 시각적 탐구를 보여준다. 캔버스가 아닌, 실과 빛 오브제 등 사용하여 색의 분절과 색의 겹침(병치혼합)으로부터 독특한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3차원적인 그림(three-dimensional picture)으로 구현하고 물질의 현상 그 너머 초월적인 존재의 미학을 깨닫게 한다. 3차원적 그림(three-dimensional picture) 작가는 사물 이미지의 중첩과 병치혼합(두 가지 이상의 작은 색 점.. 2021. 9. 14. 거미1 송태한lastree@daum.net 거미1 송태한 내 영혼의 그늘 가 무관심의 서랍 속 혹은 일상의 현관 뒤켠에 제 몸 감추고 산다 벼랑을 타고 끈끈한 극세사 실을 던져 방사형 터를 꾸린다 주소도 모르는 신경세포 외진 동굴 어디쯤 가구 한 점 거울마저 없이 좁은 쪽문에 걸쇠 걸고 꿀맛 같은 게으름과 갈증을 돌돌 말아 빨며 마음 구속에 알을 슬어 놓는다 먼지 덮인 눈썹 아래 혹- 쥐색 그물 뿌린다 ----- 송태한 시집- 『우레를 찾다(2019)』, 『퍼즐 맞추기(2013)』, 『2인시집(1983)』 등 한국문협 문인저작권옹호위원, 국제펜한국본부 이사 및 정보화위원, 연암문학예술상, 한국문학신문기성문학상, 시와표현 기획시선 당.. 2021. 9. 14. 민족의 아픔을 간직한 채 변신한 광명동굴 이도연 doyeonlee3@navet.com 일제 치하 수탈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 문화 예술의 공간으로 창조 한여름의 더위를 피하는 방법 중 동굴 여행만 한 것도 없다. 광명시 소재 광명 굴 탐방에 나선다. 굴 입구부터 서늘한 냉기가 뿜어져 나온다. 일제강점기의 금속 광산의 번쩍이는 조명 아래 찬란하게 꾸며놓은 각종 조형물 뒤에는 휘청거리고 말라버린 아픈 민족의 힘없는 민초들의 아귀 같은 고통의 목소리가 들린다. 산 정상에서부터 저 깊은 바다와 맞닿은 깊은 곳까지 비루하게 말라버린 곡괭이 한 자루로 손마디에 피멍이 들도록 파고 또 판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피곤함을 느낄 겨를도 없이 두더지의 더듬이가 되어 광맥을 찾아 거미줄의 미로를 만들어 그 속에 자신을 가두고 삶도 송두리째 가두어 버렸다. 제.. 2021. 9. 7. 꼭 하나의 기억 박재하 parkha1960@naver.com 치매환자의 물망초 에피소드 1 71세의 김 할머니는 단칸방에 홀로 사시는 독거노인이다. 기초수급대상자이신 할머니는 젊었을 때 요리를 잘해서 치매 진단을 받은 후에도 간단한 요리를 직접 하신다. 차츰 치매가 진행되면서 된장국 맛을 내는 것을 잊어버려 어쩌다 방문하는 가족들이 맛을 보곤 "엄마 이젠 요리하지 마세요. 맛이 예전 같지 않아요"라고 조금은 퉁명스러운 말을 한다. 아마도 김 할머니는 치매를 앓고 있기는 해도 속에서는 자존심과 우울감이 있었을 것이다. 에피소드 2 70대 노부부 이야기이다. 할머니가 할아버지의 옷을 입히며 "병원에 곧 갈 것이니 벗으면 안 돼요"라고 주의를 드렸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잠시 설거지 하는 동안에 병원에 간다고 나가셔서.. 2021. 9. 6.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36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