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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허주의 시 세계

사랑68 - 망중한

by 이치저널 2023.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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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찌

이 한잔 술()

마다하리오

 

 

하늘이 술을 내리니

천주(天酒)

땅이 술을 권하니

지주(地酒)

 

 

내가 술을 좋아하고

술 또한 나를 졸졸따르니

내 어찌 이 한잔

술을 마다하리오

 

 

그러하니 오늘밤

이 한 잔 술은

지천명주 (地天命酒)

알고 마시노라

 

 

물같이 생긴 것이

물도 아닌 것이

나를 울리고 웃게 하는 요물이로구나

 

 

한숨 베인 한 잔 술이

목줄기를 적실때

내안에 요동치는

슬픔 토해 내고

 

 

이슬 맺힌 두 잔 술로

심장을 뜨겁게 하니

가슴속에 작은 연못을

이루어놓네

 

 

석잔술을 가슴 깊이 부어그리움의 연못에

사랑하는 그대를

가두어 놓으리라

 

 

내가 술을 싫다하니

술이 나를 붙잡고

술이 나를 싫다하니

내가 술을 붙잡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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