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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이성일의 전라도를 걷다7

5,000개의 항아리와 대한민국 으뜸 발효장, 익산 고스락 필자가 좋아하는 말 중에 테 두른 독이 오래 간다>라는 말이 있다. 항아리도 귀하던 시절 항아리에 실금이 가면 입구에 철사로 테를 둘러 더 벌어지지 않게 했다. 이 항아리는 누구도 잘 만지지 않고 설사 만져도 매우 조심스럽게 다루기 때문에 더 오래간다는 뜻이다. 사람도 그러하다. 뭔가 좀 약점이 있는 사람들이 그 약점을 보완하고 조심하면 오히려 더 잘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  고스락은 대한민국에서 항아리를 제일 많이 모아 놓은 항아리 테마파크다.고스락은 으뜸, 최고를 뜻하는 순수 우리말이고 여기 고스락엔 3만평의 습지를 개간하여 40년 동안 5,000개의 항아리에 장과 식초를 담궜다. 장은 으뜸이라는 고스락의 의미에 맞게 100% 국산 유기농 재료를 썼고 그 발효실도 누구든 들어가 볼 수 있다. 한국 사.. 2024. 6. 14.
걸음의 미학, 전주 건지산 편백나무숲 임마누엘 칸트는 오후 3시가 되면 산책을 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칸트가 걷는 것을 보고 오후 3시임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칸트는 ‘걷기는 나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이고 책으로도 얻지 못하는 무언가를 가득 채워주며 버릴 것은 버리게 해준다’고 말했다.니체도 걷기광(狂)이었는데 어느 날은 8시간을 걸었다고 전한다. 그는 ‘진정으로 위대한 모든 생각은 걷기에서 나온다’고 했다. 장 폴 사르트르는 ‘인간은 걸을 수 있는 만큼만 존재한다’고 했다.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걸을 때 영감을 제일 많이 얻는다고 했다.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거는 ‘나는 걸으면서 아이디어를 구상한다’라고 한다. 이 외에도 명사들의 걷기 예찬을 늘어놓으면 끝도 없다. 지구촌을 이끌어 갔던 세계적인 명사들의 공통된 찬사는.. 2024. 6. 4.
전북 완주군, 화산 꽃동산과 작약밭을 걷다 전북 완주는 전주와 익산과 진안을 경계로 하고 있다. 3개의 읍과 10개의 면으로 구성돼있고 인구는 9만 명을 살짝 넘는다. 인구가 줄지 않는 거의 유일한 시골이다. 인구를 유지한다는 것은 먹을거리가 있다는 것인데 완주엔 대표적으로 현대차 캐스퍼 공장이 있고 진로하이트 공장과 몇 개의 산업단지가 있다. 완주의 볼거리는 적어도 10군데 이상이라서 나는 완주 10경이라 부른다. 하루에 다 다니긴 무리가 있다. 오늘은 세 군데만 걸어본다. 완주군 화산 완주는 대둔산이 유명하지만 그래서 케이블카나 출렁다리도 잘 돼있고 관에서 관리를 한다. 나는 상대적으로 좀 덜 유명한(서서히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화산을 걸었다. 화산은 30년 동안 10만평을 철쭉을 중심으로 이 꽃 저 꽃 심으며 개인이 가꿔왔다. 산책로를 여.. 2024. 5. 20.
유교, 기독교 그리고 천주교, 원불교가 10분 거리에 함께하는 평화 마을, 전주! 향교는 고려와 조선시대에 성현에 대한 제사와 유학 교육을 담당한 국립 교육기관이다. 전주 향교는 전주 한옥마을 끝에 있지만 관광객들은 보통 한옥을 구경하거나 예쁜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전주향교 입구 만화루 나는 전주전통문화연수원장 하시는 김순석박사님과 차담하려고 자주 들리는데 이곳이 전주 향교 바로 옆에 있어서 향교에서 복(服)을 갖추어 예를 다해 제사 지내는 광경을 종종 보게 된다. 의식중인 전주향교  동양 3국은 물론 동남아 국가에서 유교를 빼고 어떻게 문화와 전통을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연수원에서는 경전 외에도 다도(茶道)와 한시 그리고 예의에 관한 강좌들도 진행하고 있다. 말하자면 전라도 유교 문화의 산실이자 유림의 정신적 중심 역할을 하는 것이다. 120년된 전주남문교회 전주향교에.. 2024. 5. 6.
여행고수가 찾는 익산 왕궁저수지와 전라도의 맛 초보 여행자는 돈 내고 입장하는 곳을 주로 간다. 중급 쯤 되면 돈 안내고 볼 수 있는 곳을 찾아다닌다. 여행 고수는 주로 터(址)를 찾아다닌다. 그런 의미에서 익산은 고수에게 맞는 여행지다. 익산은 건물보다는 주로 터가 남아 있다. 익산 하면 생각나는 건 그 옛날 보석 산업이 흥했다는 것과 코미디언 이주일 선생을 유명하게 만든 이리역 폭발사고 그리고 백제의 흔적이다. 익산 왕궁저수지 왕궁저수지를 걷는다. 고즈녁한 분위기다. 짧은 무장애(無障碍) 길을 만들어 놓았다. 저수지 수문 50미터 위에 지어놓은 정자 함벽정(涵碧亭)이 있다. 글자대로 해석하면 호수의 푸르름을 받아들이는 정자다. 함벽정에 앉으면 왕궁저수지는 물론 주변 경관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봄엔 벚꽃 등의 봄꽃 놀이를 할 수 있다. 벚꽃 만.. 2024. 4. 29.
낭만과 추억의 전주 서학동 예술마을 전주 경기전에서 서학동 예술마을 까지는 보통 20분 정도면 걸을 수 있지만 경관과 옛 건물을 감상하면 최소한 2시간은 잡아야 한다. 먼저 ‘1938mansion’이다. 1938년 일본인에 의해 건립됐고 15가구가 들어섰던 전주 최초의 원룸 아파트다. 해방 직후엔 김구 선생의 한국독립당(한독당) 전북 도당 사무실로 사용되기도 했다. 바로 앞엔 1927년 지어진 일본풍 가옥이 있다. 조금 더 걸으면 1950년대부터 1980년대 까지 내의류를 제조 생산했던 공장을 개조한 교동미술관이 있다. 한지(韓紙)가 발달한 고장이라 한지 파는 가게며 족히 몇 십 년은 된 한약방들이 몇 개 있다. 재밌는 것은 당시 한약방은 아픈 몸만 고치는 약만 파는 게 아니고 아픈 마음도 고치는 사주나 궁합도 보고 이름도 지어주는 일종의.. 2024. 4. 22.
BTS가 다녀갔다는 전북 완주군 삼례읍 비비정 마을 삼례는 전라도의 명소다. 완주군에 속해 있지만 익산이나 전주에서도 가깝다. 비비정이 있는 비비정 마을엔 예술열차와 벚꽃길 그리고 비비낙안과 삼례예술촌이 있다. 만경강이 내려다 보이는 비비정(飛飛亭)은 정자의 이름인데 날을 비(飛)자를 두 번 쓴 것이 재밌고 심상찮다. 비비정 바로 밑엔 비비낙안(飛飛落雁)이 있는데 기러기들이 쉬어간다는 뜻이고 그 나무 계단을 한 2-3분 걸어 내려오면 마을 어머니들이 운영하는 비비마을 농가식당이 있다. 요즘 말로 하면 마을기업이다. 대부분의 전라도 어머니들 음식 솜씨는 국가대표급이다. 난 보통 잘 삭힌 홍어탕을 시켜 먹는다. 밥 먹고 나무 계단을 걸어올라가 BTS가 다녀갔다는 비비낙안의 커피집에서 커피를 한 잔 받아 마시며 도도히 흐르는 만경강과 드넓은 호남평야를 보았다... 2024.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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