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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이승해의 바람과 별 이야기17

잡스에게 고함 박두진 문학관에서 그대를 생각했어요 전자 사막을 걷게 하는 당신은 누구신가요 온 세계를 영혼 없는 좀비로 만들어 버린 악마적 천재로 애풀이란 기계문명 속에서만 숨을 쉬는 젊은이들 보면 감정도 감성도 메말라 버린 깊은 늪에 빠져 그대도 눈물 많은 울보였고 낭만적인 기타리스트 였고 여기자들에게 인기 많은 감성파 남자였죠 예전 문인들은 원고지에다 친필로 한자씩 시를 지었죠 돌아가신 박두진 시인님 저승에서 한탄의 눈물 컴퓨터로 자판을 두들겨야 하나요 키워드 #이승해의바람과별이야기 #이치저널 #잡스에게고함 2023. 12. 29.
고양이의 작은 방 하늘 아래 첫 동네 흰 눈송이 날리던 읍내 장터 안동 쌀집 마루 밑 새끼 고양이들 구석에서 꼬물꼬물 하품한다 막차 타고 떠났던 고향 옛집 밖에는 눈물 세상 도시에서 만난 고양이 둘 치킨 가게 한 모퉁이 구석진 곳에 살림을 차렸다 고향 떠난 그때처럼 저녁 내내 내리는 눈 엄마 품에서 듣던 눈 소리처럼 사그락 사그락 눈은 쌓이고 여러 해 갇히고 풀린 살림살이 갈수록 습하고 좁아져도 아늑한 고양이네 작은 방 키워드 #고양이의작은방 #이승해의바람과별이야기 #이치저널 2023. 12. 22.
낙엽 까마귀 울음소리 구슬프다 행인들이 고개를 떨구며 지나가고 생을 마감하는 잎새들 무덤 주위를 돌며 장송곡을 부른다 바람처럼 왔다가는 생 꽃피는 날 지나 추풍으로 지고 살아온 낙엽으로 뒹구며 비에 젖어 파닥인다 미화원의 손길로 포대에 꽁꽁 묶여 마지막 황천길 가져갈 노잣돈이 되었나 키워드 #낙엽 #이승해 #이치저널 2023. 12. 15.
노을 잉태의 순간 탯줄 끊고 요란한 울음소리와 함께 엄마의 자궁 밖으로 세상 구경 나온 딸아이 얼굴을 다시 본다 그 안에는 소크라테스가 니체가 또는 누군가가 살았겠지 잠시 세상 밖으로 눈 돌려보면 꽃 가마 붉게 만들어 새색시 되는 날도 있었고 가을 빝 통통 튕겨 내고 있는 나뭇잎도 있었다 저녁 즈음에 이르러서 말이지 키워드 #노을 #이승해의바람과별이야기 #이치저널 2023. 12. 8.
상가 밤새 하늘이 보고파 눈물 톡톡 흘렸는지 젖은 자국들 산책길에서 만난 안개 뿌연 원천동 원룸촌 우연히 머문 집 앞 뉘 집 조문객이 다녀갔는지 버려진 옷걸이 위 검은 넥타이 한 사람이 떠난 빈자리는 통곡의 소리만 남고 멍멍이가 떠난 텅 빈 집 버려진 것들이 흩날리는 스산한 오후 키워드 #이승해의바람과별이야기 #상가 #이치저널 2023. 12. 1.
계단 SNS 기사보내기 페이스북(으)로 기사보내기 트위터(으)로 기사보내기 카카오스토리(으)로 기사보내기 URL복사(으)로 기사보내기 이메일(으)로 기사보내기 다른 공유 찾기 기사스크랩하기 잔등을 밟고 오르는 숨소리마저 감추고 세상살이 힘들다고 아우성치던 시간들이 고양이 걸음으로 숨어든다 그 남자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는 계단은 굽은 등을 세우지 못하고 발을 내밀 때마다 삐걱거린다 술 취한 이웃 남자가 문 앞에 속을 토하고 태연하게 자릴 떠날 때까지 비릿한 생선 내장 냄새가 계단을 타고 내려온다 창틈 새로 아침을 깨우는 바람 소리에 눈을 뜰 때면 시멘트 틈바구니로 초록빛이 돋는다 낡고 허물어진 계단을 딛고 낯선 희망의 꿈을 찾아 문을 나선다 키워드 #계단 #이승해의바람과별이야기 #이치저널 2023. 11. 24.
궁평리 마을의 가을 한 발짝 더 가까이 그리움의 가을 길 따라 쪽빛 물결 내게로 드리운 날 시 익는 마을의 뜰 포도송이 달콤하게 익어간다 대청마루 쪽문을 넘어 대나무 숲으로 난 물빛 그림자 서성이고 고택의 낡은 기왓장 위로 햇살이 영글 때 궁평리 마을의 가을은 사색 중이다 원로시인의 맑은 시심은 텃밭에서 따온 상추 잎에도 가득 스며들었다 지척의 바다 냄새 해풍을 타고 넘실거리며 가을로 파도를 탄다 키워드 #궁평리마을 #이승해 #이치저널 #궁평리마을의가을 2023. 11. 17.
기억 저편 속으로 자유로운 영혼으로 새가 되어 살고 싶었던 그 남자는 산이 좋아 산사나이로 살다가 차거운 빙벽 위에서 마지막 희망까지 놓아버리고 정지된 시간 속에 멈춰버린 기억들로 남기고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 갔네 사랑했던 사람들과 추억만 기억한 채 홀로 건너지 못할 강을 건너고 말았네 그 무엇을 놓아주길 그리도 고달프고 힘들었나 결국 산이 좋아 산품에 안긴 슬픈 영혼 가신 기억 저편 세상에서는 엄마품처럼 양지바른 곳이길 바랍니다 사랑했던 슬픈 사람아 . 키워드 #기억저편 #이승해의바람과별이야기 #사랑했던사람 #이치저널 2023. 11. 10.
사과를 사과에 의한 사과를 위한 그녀의 머리결에서 사과향기가 났다 처음 아담과 이브의 선악과처럼 내가 모르는 사이 동산이 생기고 열매가 열리고 열매를 따는 본인만 모르고 다 안다는 소문 사과가 빨갛게 익어가는 줄 모르고 지켜보다 물러서고 신경을 곤두세워 여물 새 없는 낙과 만 내 머리에도 사과가 열릴까 꽃이 필까 사과 향이 날까 그녀의 향기가 내게서도 날까 아담에게도 그의 그녀에게도 사과를 나누며 사과를 하며 사과의 맛을 깨달을 즈음 열매는 그렇게 맺는거라며 내 몸이 붉어지고 향이 차 올랐다 키워드 #사과 #이승해시인 #이치저널 #사과를사과에의한사과를위한 2023. 11. 3.
바람난 도시 바람이 분다. 소슬한 바람이 옷깃을 날린다. 바람난 도시에 촉촉한 단내가 풀풀난다. 그래서 일까? 오늘따라 붉은 장밋빛 루즈를 입술에 칠 하고 싶다. 농익은 여인내의 향기에 지나가던 거리의 사냥꾼들 화들짝 놀란 시선 보소 하늘도 어느새 하얗게 화장을 하고 내 머릿속에 비를 뿌리고 있다. 키워드 #바람난도시 #이승해의바람과별이야기 #입술 #농익은여인 #이치저널 2023.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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