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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연9

낭만의 여수 - 그곳에 가고 싶다[1] 이도연 doyeonlee3@navet.com 섬과 섬 사이 하늘에는 케이블카를 연결하여 사람도 하늘에 둥지를 틀어 나는 새가 되었다. 길게 이어진 철로를 미끄러지듯 달려가는 ktx 산천의 꼬리가 부드럽게 승강장을 빠져나간다. 여행의 시작은 아침 햇살처럼 투명하게 시간을 이어가고 열차의 승차감은 부드럽고 순하며 가볍다. 푸르른 하늘의 맑고 파란 창 사이로 보이는 하늘은 겨울의 앞마당을 닮았다. 구름의 형상이 아침 마당에 비질을 한 듯 쓸어 모아 하늘 여기저기 쌓아 놓았고 때로는 정갈하고 깔끔한 순백의 화선지가 되어 다양한 문양의 그림이 바람을 타고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한다. 눈앞에 보이는 넓은 들판 사이에 올망졸망하게 자리를 잡은 산들은 낮게 들판에 엎드려 논과 밭을 가로지르며 길게 이어지다 서서히 산세.. 2022. 10. 3.
"거진항", 아버지의 바다! 이도연 doyeonlee3@navet.com 세월의 시간을 수없이 밀고 밀려오는 파도의 숫자만큼 헤아리다 좌초한 기억은 하얀 물거품을 일으키며 물거품 속에서 한 줌 빛으로 사그라져 소멸하며 가엽게 반짝인다. 바다는 항상 그곳에 있었고 꿈꾸는 나는 바다의 그림자에 기대여 언제나 그곳을 동경하고 있었다. 세월의 시간을 수없이 밀고 밀려오는 파도의 숫자만큼 헤아리다 좌초한 기억은 하얀 물거품을 일으키며 물거품 속에서 한 줌 빛으로 사그라져 소멸하며 가엽게 반짝인다. 세찬 바람에 물거품이 일어서고 바다는 심술을 부리며 뭍으로 바다로 파도를 세차게 몰아세운다. 늙은 어부는 소금에 절어 거칠어진 어망의 밧줄을 바싹 잡아당기며 까맣게 열려 있는 수평선 너머의 거친 파도 속으로 시선이 고정되어 있고 마음은 벌써 펄떡이.. 2022. 9. 30.
소리의 바다를 듣는다 - 죽녹원 ​ ​ 이도연doyeonlee3@navet.com ​​ ​ ​ ​​ 죽녹원 초록 대나무들은 하늘이 얼마나 높은지를 모르는가보다 일직선으로 획을 그르며 곱게 뻗어 올라간 대숲에서는 선비의 고고한 절개가 느껴진다. 곱게 뻗어 올린 직선이 때로는 죽창이 되기도 하고 활과 화살이 되어 생과 사의 갈림길을 갈랐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대숲에 가면 서늘한 기운이 감돌고 슬픈 울음소리가 바람 속에 잠겨 있다.​ 울음 끝에 매달린 많은 사연을 만들어 내기도 하였을 터이지만 그래도 대나무는 스스로 악기가 되어 깊은 공명의 울림으로 사람의 심금을 울리기도 하고 사람들의 손때 묻은 살림 도구가 되기도 하며 한겨울 북풍한설을 막아주는 훌륭한 방풍림이 되었다. 숲의 지평 위로 대순이 나오는가 싶으면 어느 사이 쑥쑥 자라나 마디를.. 2022. 6. 8.
공존의 의미 ​ ​ 이도연doyeonlee3@navet.com ​ ​​ ​ ​ 초록의 봄이 춘삼월의 봄바람을 타고 밀려옵니다. 남도에서 불어오는 매화의 향기가 산허리를 감돌아 하루가 다르게 경쟁하듯 들녘에 꽃 소식을 전하며 계절의 변화와 봄들의 향연을 펼칩니다.​ 들판의 봄은 서로를 위안하며 겨울 속의 긴 잠에서 깨어난 서로의 존재를 의식하듯 생명력을 느끼며 대지 위에서 새로운 창조물로 깨어납니다. 수확이 끝나고 겨우내 버려져 있던 동토의 땅에 새로운 세상이 움트는 경이로움 앞에 눈물이 납니다. 가녀리고 어린 새싹이 눈 속에서 떨고 있다 질긴 생명력으로 생명의 존엄을 들어내는 엷은 노랑 복수초처럼 우리는 살아 있으매 감사하며 자신의 본분을 다하고 살아야 합니다. 들풀도 나무도 자연의 흐름에 따라 낙엽이 떨어지고 잎을.. 2022. 4. 1.
노을 속에 저무는 나무 이도연 doyeonlee3@naver.com 일상의 삶 속에도 명언은 얼마든지 있다 시간은 공간 속에 스미고 공간 속 시간은 해체되어 소멸하고 생성하길 반복하여 유한하며 무한한 시공을 흐른다 늙은 강의 하구는 중력에 끌려 물러서고 달려들어 거스르고 거역할 수 없는 운명처럼 흘러 넓고 도도한 은빛으로 눈부시다 어둠과 밝음은 서로를 교차하며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저마다 삶의 시간 속을 투명하고 명징한 모습으로 난파와 좌초를 반복하며 하루를 걷는다 일상의 하루가 생의 한 가운데로 나아갈 때 흐르는 것인지 떠밀려 가는지 알 수 없지만 운명이 교차하며 일으키는 파열음 속에 방향을 상실한 존재의 감각은 마모되고 무디어 힘없이 허물어져 내린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는 혼돈 자아 속으로 산개되고 전개되며 태고의 시간을 .. 2022. 2. 7.
목적지로 향하는 과정자체가 삶의 목적지이자 목표 이도연 doyeonlee3@navet.com 목적지에 도착하면 또 다른 목적지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인생 여정 인생의 가치를 느끼는 방법으로 경험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한다. 경험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여행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 두 사람이 함께 숲길을 걸어간다. 숲길을 한참 걸어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한 사람은 지쳐 있었고 한 사람은 기쁨으로 충만해 있다. 힘들어 지쳐 있는 사람의 여정은 오로지 목적지에 도착하는 데에만 열중해서 오르고 내리는 언덕이나 숲으로 뒤덮인 정글 때문에 더딘 발걸음은 더욱 피로를 느끼게 했고 강을 건너는 일은 두려운 고난의 여정이었다. 그러나 기쁨으로 충만한 사람의 여정은 길을 걷는 동안 만나는 모든 것으로부터 감동을 하고 자연의 현상들을 즐기고 감사한 마음으로 걸어온 것.. 2021. 12. 28.
"경주" 천 년의 숨결을 찾아서 - 안압지 이도연 doyeonlee3@navet.com 뛰어난 토목기술을 접목한 건축미와 예술세계를 엿볼 수 있는 안압지 여기가 경주구나 천년의 숨결로 호흡하며 조상의 빛나는 얼이 깃든 경주는 고즈넉하고 정갈하다. 보문호수 주변으로 잘 정돈된 도로와 호텔의 시설물들이 가지런히 정비 되어있고 옛 신라인의 정토에서 느낄 수 있는 향기가 난다. 오랜만에 와보는 경주는 언제나 수학여행 같은 느낌이다. 학창시절 수학여행을 와서 교과서에 사진으로 나와 있는 불국사와 석굴암을 실제로 만나보는 시간은 참으로 경이로웠다. 동남향으로 천 리를 달려온 경주와의 여행은 과거의 추억으로 시작되었다. 회사를 퇴직하고 다시 찾은 전 회사의 혜택을 받아 다시는 못 올 것 같은 호텔 건물을 바라보니 감개가 새삼 무량하다. 재직 시절 가장 행복한.. 2021. 11. 3.
서해 바다에 세월을 묻다 이도연 doyeonlee3@navet.com 표독하고 이기적인 삶을 살아온 사람의 주름은 거칠고 투박하지만, 웃는 얼굴과 인자하게 살아온 사람의 주름은 자연스럽고 아름답다 썰물에 밀려 텅 비어버린 서쪽 바다는 길고 아득하게 갯벌이 펼쳐져 있다. 바다를 밀어내 버린 갯벌 위로 수많은 생명의 숨구멍이 뚫려 있다. 갯지렁이 스멀대는 구멍이 있고, 수 없는 구멍들 주변에는 게들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이 잘 훈련된 병정 같다. 갯벌 위 게들의 움직임은 처연하고 자유롭다. 이방인의 발소리가 그들을 위협하기 전까지는 한가로이 갯벌 위를 유유자적하는 포식자로 군림한다. 무심코 걸음을 옮기던 발걸음 앞에 놀란 그들의 평화는 순식간에 저들만의 약속된 구멍으로 쏜살같이 사라진다. 서해의 강과 바다가 맞닿아 있는 갯벌 위의 철새.. 2021. 7. 29.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이도연 doyeonlee3@navet.com 각자 영혼의 소리가 존재하는 그리움의 밤바다 바다를 바라보다 바다에 취해 술을 마셨다. 바다는 언제나 추억을 준비하고 있었고 또 다른 과거를 만들어 내고 있었으며 바다는 언제나 과거형이다. 파도 소리와 함께 밀려온 술잔 위에 붉은 달이 떠 있어 술잔에 비친 얼굴도 붉게 물들어 가고 있다. 알싸한 바람이 비릿한 바다를 따라 옷깃 사이로 빠르게 스쳐 지나갈 때면 붉은 달빛이 길을 낸 해안선이 파도에 반짝이며 바다 위로도 길을 만들어 놓았고 육지와 바다의 경계를 따라 휘적휘적 두 팔을 흔들며 나아간다. 정해놓은 길도 아니고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지만, 달빛은 점점 붉어지고 붉어진 얼굴이 이제는 가슴으로 내려와 온몸은 이미 붉게 타들어 가고 있었다. 차라리 붉은 달.. 2021.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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