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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그리다9

문자메시지 ​ ​ 송태한lastree@daum.net ​​ ​ ​ ​ ​ ​ 문자메시지 ​​ 송강 송태한 ​​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중에도​ 문자 한 줄 도착하면 목소리 들려줄 수 있나요 천근만근 온몸 무거워도 그립다는 말 한 마디에 불쑥 사진과 문자 전해줄 건가요 가진 것 없는 우리 서로 땅 끝만큼 멀리 지내더라도 밀린 일 모니터 구석에 밀어놓고 고속열차보다 빠르게 내게로 달려올 수 있나요 조막만한 부호 이모티콘 섞인 휴대폰 문자메시지 당신 생각에 못내 겨워 주저리주저리 눈물범벅 엄지로 꾹 눌러 보낸 날 ​ ​ ​ ​ ​ 2022. 6. 3.
참새의 식탁 ​ 송태한lastree@daum.net ​ ​​ ​ ​ ​ ​ 참새의 식탁​ 송강 송태한 ​ 채 먼동이 트지 않은 새벽 미명 속에서 누구신가 야단스레 상 차리는 이웃​ 연두와 유록빛​ 햇잎사귀 무성한 은행나무 애채 위 주거니 받거니 흥에 겨운 새소리 신접살림 ​​ 단칸방 둥지 팔각 소반 하나 없이 솔로와 듀엣으로 차리는 자작곡 날것 식탁 ​​ 코앞 창밖에서​ 때마다 귓전으로 번져오는 칠첩반상 상차림보다 귓맛 당기는 가락 ​ ​​ ​ ​ 2022. 5. 16.
냇물은 ​ ​ 송태한lastree@daum.net ​ ​​ ​ ​ ​ ​ 냇물은 ​ 송강 송태한 ​ ​ 스스로 투명하며​ 제 맘대로 흘러가니 그대는 바람인가 ​ 어디서 와서 가는 곳도 모르는 그대는 나그네인가 ​ 늘 제 몸 닦으며 낮은 곳 찾아 드는 그대는 수행자인가 도랑도 강물도 아직은 한몸이 아니다 냇물은 드넓은 바다다 ​ ​ ​ ​ ​ ​ ​ 2022. 3. 8.
눈 택배 ​ ​ 송태한lastree@daum.net ​ ​​ ​ ​ ​ ​ ​ 눈 택배 ​ 송태한 ​ 서울 마지막 달동네​ 중계동 백사마을 산 104번지 얽힌 골목으로 눈발 새어들더니 키 작은 조막돌도 가가호호 허기 끝 함박눈 선물에 검스레한 속살까지 모처럼 배부르다 구름 우체국에서 손수 부치신 반송할 도리 없는 택배 꾸러미 사각 운송장 위에 낱낱이 군고구마 장수 오씨 구두 수선공 곽씨 수원댁 파지 할머니 언덕바지 수취인 주소 각별하다 사양하고 뒷걸음질해도 개미 떼 줄서듯 찾아드는 바짓가랑이 살바람처럼 살얼음에 발목 잠긴 갯돌처럼 ​ ​ ​ ​ 2022. 2. 7.
물억새·2 ​ 송태한lastree@daum.net ​ ​ ​ ​ ​ ​ 물억새·2 송태한 ​ 가을볕이 억새 이삭 털 듯 어머니는 저린 세월을 내게 덜어 내시네 ​ 젖은 눈시울 감추려 고개 숙여 소맷자락 여미시곤​ 갈바람이 들추는 기억 덮으려​ 길섶을 서걱거리는 노래 ​ 명주 치마폭 감싸 쥐고 서릿빛 머리칼 쓸며 이맘때면 어스름 가라앉는​ 샛강 길 찾으시네 ​ ​ ​ ​ ​ 2021. 11. 29.
악수 ​ ​ 송태한lastree@daum.net ​ ​ ​ ​ ​ 악수 ​ 송태한 ​ ​​ 손을 맞대며 슬며시​ 드러내는 낯선 얼굴​ 짧은 순간 나는 은빛 갑옷에 가면을 쓴다 ​​ 작별 손짓 흔든 뒤 다시 문대며 광내는 청동 방패​ 만지작거리는 호주머니 속 창끝처럼 까칠한 명함들 ​​ 어둠은 골목 어귀마다​ 기마병처럼 밀려들고 어깨와 뒷목에 녹처럼 앉은 청록빛 피로감 ​ 야전 막사 같은 빌딩숲 선잠에 뒤척이는 밤마다 가시 덩굴 속 칡뿌리처럼 붉게 핏발 선 나의 팔뚝 ​ ​ 2021. 11. 2.
문손잡이 ​ 송태한lastree@daum.net ​ ​ ​ ​ ​ ​ ​ 문손잡이 ​ 송태한 ​ ​ 돌쩌귀 닳도록 넘나들던​ 문지방에 홀로 남아 ​ 심장 뛰던 그리움과 가슴 찡한​ 작별의 틈새에 박혀 ​ 불거진 상처처럼 문손잡이는​ 녹슨 기억을 움켜쥐고 있네 ​ ​ ​ ​ 2021. 10. 19.
돌담길 서가書架 ​ 송태한lastree@daum.net ​ ​ ​ ​ ​ 돌담길 서가書架 ​​ 빗금으로 쏟아지는 투명 햇살 까치발로 춤추는 아침 안개 속 하나둘 눈 뜨는 이야기 돌 틈 풀꽃에 발걸음 멈추고 돌계단 문턱에서 가슴 설렌다 담장 구석 지워진 낙서 한 줄에도 코가 싸하다 이끼 묻은 성대 길켠의 정자나무가 풀어놓는 어깨 들썩이는 소리 마당 감주 내음 흩어진 골목 윷놀이 쥐불놀이 구슬치기 말뚝박기 발길 닿는 곳마다 녹아내리는 순도 높은 시간 양달쪽에 웅크려 곱은 손 비비던 손에 잡힐 듯 몽실몽실한 몇 타래 기억 위 소금물처럼 가라앉은 문양 구불구불 담장 따라 점자로 박힌 악보와 춤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기억하고 지나는 바람만이 한 장 한 장 넘기며 손끝으로 쓰담쓰담 읽어가는 투박하고 질긴 숨결 키 작은 돌담길엔 어느.. 2021. 8. 6.
작은 간증 ​ ​​ 송태한lastree@daum.net ​ ​​ ​ ​ ​ 작은 간증 ​ ​ 송태한 ​ ​ 도맛소리 사골국 끓는 소리​ 프라이팬 지글거리는 소리는 주방의 합창입니다 한 그릇 따스운 고봉밥에 물김치 생선조림 버섯나물 어울린 한 끼 밥상은 반짝이는 당신의 기도입니다 한껏 베풀어 주시고 남겨진​ 주름진 손마디 배롱나무 닮은 몸집은 마지막 버팀목이요 음각으로 새겨져 아린 기억은 눈부신 구원입니다 길조심하거라 가녀린 한 마디 말씀조차​ 방죽 같은 나의 방패입니다 쓰시던 소품마다 눈물 배이고 어머니 머물던 거처는 마침내​ 가슴 저린 좁다란 성지입니다 ​ 2021.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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