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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천만 년 전, 불의 숨결이 남긴 땅 격렬비열도

by 이치저널 2025.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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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 주기범 기자

거센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 위, 웅장한 바위섬들이 솟아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이곳은 대한민국 최서단, 격렬비열도다. 때 묻지 않은 자연과 수천 년을 견뎌온 바위들이 어우러진 이 섬은 사람의 발길이 닿기 어려운 무인도로, 대한민국 서해의 경계를 지키는 요새 같은 곳이다.

격렬비열도는 충청남도 태안군 근흥면에서 서쪽으로 약 55km 떨어진 해상에 자리 잡고 있다. 동격렬비열도, 서격렬비열도, 북격렬비열도 총 세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이곳은 험난한 해류와 가파른 절벽이 특징이다. 섬 주변 바다는 다양한 해양 생물의 서식지이며, 수산 자원이 풍부한 황금어장이기도 하다.

 

 

드론이 포착한 격렬비열도의 모습은 장관이다.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과 대비되는 기암괴석의 웅장함, 그리고 거친 파도가 부서지는 장면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바다와 바람이 빚어낸 자연의 조각품 같은 이 섬은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만큼 생태계도 비교적 온전하게 유지되고 있다. 섬 곳곳에는 갈매기와 바닷새들이 둥지를 틀고 있으며, 주변 바다에는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격렬비열도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왔다. 고려 시대부터 서해를 지나는 항로의 기준점 역할을 했으며, 조선 시대에는 어부들과 항해자들이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점으로 활용했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의 해양 전략 요충지로 주목받았으며, 해방 이후 대한민국의 영해를 지키는 전략적 기지가 되었다.

격렬비열도에는 대한민국 영토임을 알리는 등대가 자리 잡고 있다. 1910년 설치된 이 등대는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꺼지지 않는 불빛으로 서해를 지나는 배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무인 등대로 운영되지만,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대한민국 영해의 상징이 되고 있다.

하지만 격렬비열도를 둘러싼 해역은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이 빈번한 지역이기도 하다. 풍부한 수산 자원을 노린 불법 어업이 끊이지 않으며, 이로 인해 해양 생태계와 국내 어업이 위협받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 정부는 해양 경찰과 해군을 동원해 지속적으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격렬비열도는 단순한 무인도가 아니다. 대한민국 서해의 끝자락에서 영토를 지키는 최전선이자, 신비로운 자연이 숨 쉬는 곳이다. 거친 파도와 강한 바람이 만든 이 섬은 인간의 간섭 없이 본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하늘에서 바라본 격렬비열도의 경이로운 풍경은 우리가 이 섬을 더욱 소중히 여겨야 하는 이유를 다시금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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