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빛은 사진의 본질이다. 하지만 그 빛이 지나간 자리엔 단순한 이미지가 아닌, 누군가의 기억과 감정, 시간의 흔적이 남는다. 오는 6월 11일부터 16일까지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3층 전관에서 열리는 ‘2025 포토저널 기획초대전 – 빛, 그 너머의 이야기’는 바로 이 ‘보이지 않는 서사’에 주목한다.
이번 전시는 전국 각지에서 활동 중인 포토저널 소속 사진작가들이 참여한 단체전이다. 2026년 창간 20주년을 앞두고 포토저널이 마련한 사전 기획 전시로, 사진이라는 매체가 단순한 시각 기록을 넘어서 어떻게 개인과 사회, 감각과 시간을 연결하는 예술이 되는지를 집중 조명한다.

‘빛’은 카메라의 셔터를 작동하게 하는 요소이자, 모든 이미지의 출발점이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 ‘빛’은 그 자체보다도 그 이면에 존재하는 ‘이야기’로 확장된다. 작가들은 일상의 빈틈, 자연의 진동, 도시의 고요, 시간의 결을 각자의 언어로 포착했다. 인물과 풍경, 추상과 구상을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들은 시처럼 느껴지고, 오래된 기억처럼 스며든다.
기술적으로 완성도 높은 작품들이지만,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인간적인 온기다. 셔터가 닿은 순간은 찰나지만, 그 장면을 바라보는 감각은 긴 여운을 남긴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은 단순히 사진을 ‘보는’ 것을 넘어, 이미지가 어떻게 기억을 재구성하고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내는지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공식 오프닝은 6월 14일 토요일 오후 1시에 열리며, 작가들이 직접 참여해 작업 세계에 대한 설명과 소통의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작가들과의 대화는 사진을 감상하는 데 있어 보다 입체적이고 생생한 해석을 가능하게 만든다.
2006년 10월 10일 창간된 포토저널은 창간 이래 줄곧 사진을 단순한 기록이 아닌, 사회와 예술, 인간의 내면을 연결하는 도구로 삼아왔다. ‘빛, 그 너머의 이야기’는 그 철학을 여실히 보여주는 자리이자, 다가올 20주년을 미리 조망해볼 수 있는 상징적인 무대다.
사진은 정지된 이미지가 아니다. 그 안에는 시간이 흐르고, 이야기가 숨 쉰다. 이번 초대전은 그 ‘숨결’을 가까이서 마주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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