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토킹 가해자의 동선을 피해자가 직접 확인하는 시대가 열렸다. 그동안 ‘접근 거리’라는 모호한 경보만 받아들여야 했던 피해자 보호 체계가, 드디어 현장의 위험을 실질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단계로 진화한다.
법무부가 추진한 이번 정책은 전자장치 부착 스토킹 가해자의 ‘실제 위치 정보’를 피해자에게 제공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기존 시스템은 피해자에게 단순히 ‘몇 m 이내 접근 중’이라는 거리 정보만 전할 뿐, 어느 방향에서 접근하는지 알 수 없어 대응이 어려웠다. 피해자가 위험을 직감하고도 어떤 쪽으로 피해야 할지 분간하기 어려웠던 구조적 한계가 계속 지적돼 왔다.
새롭게 구축되는 서비스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가해자의 실시간 위치를 지도에서 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가해자의 위치와 이동 방향, 접근 속도 등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피해자는 즉각적인 회피 행동이나 대피가 가능해진다. 사실상 ‘위험 알림’ 수준에 머물렀던 기존 체계가 ‘실시간 자기 보호 시스템’으로 격상되는 셈이다.

이 시스템을 뒷받침하기 위한 법적 근거도 정비됐다. 법무부는 전자장치 부착자의 위치 정보를 피해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전자장치부착법 개정 논의를 적극 지원했고, 관련 법률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제도적 기반과 기술적 기반이 동시에 확보되며 운영 방식이 현실적 단계로 넘어가게 됐다.
법무부는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스토킹 가해자 전자장치 부착 잠정조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경찰청과의 시스템 연계도 추진 중이다. 현재는 가해자·피해자 위치가 문자 방식으로 전달되는 데 그치지만, 앞으로는 법무부 위치추적시스템이 경찰청 112 상황실과 직접 연결된다. 이 경우 출동 경찰이 가해자의 실시간 이동 경로를 파악한 상태에서 현장 대응에 나설 수 있어 피해자 보호의 신속성과 정확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스템 연계는 2026년 완료를 목표로 진행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스토킹 피해자의 안전한 일상을 위해 관계기관 간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실효성 있는 보호 대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