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 소리에 봄이 내려 앉는다
마을 가장자리, 겨울의 마지막 숨결이 봄비의 부드러운 손길에 스르륵 녹아내리고, 빗방울 소리에 이끌려 봄이 살며시 내려앉는다. 은은하게 퍼지는 흙내음, 잠에서 깨어나는 대지의 숨결, 그 사이로, 새 생명의 기지개가 조용히 펼쳐진다. 흐릿한 아침, 마을은 봄비의 속삭임으로 깨어나 오랜 잠에서 깨어난 듯, 꽃망울들이 하나 둘 눈을 떠, 부끄러움 가득한 빛깔로 물들기 시작한다. 짙푸른 빛깔의 나무 사이로, 어린 새싹들이 기지개를 켜며 세상의 빛을 처음 마주한다. 시골길을 따라, 봄비는 이야기를 써 내려 간다. 무심코 지나치던 길목, 갈피에 담긴 삶의 향기를 비의 노래가 되살리며, 잊혀진 추억을 깨운다. 각자의 곁에서 속삭이는 빗소리는 잔잔한 위로가 되어, 마음속 깊은 곳을 적신다. 빗방울이 내리쬐는 들판 위로..
2024. 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