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고 새해가 시작되면 여기저기 새해맞이 축하 모임이 많아진다. 만나야 하는 사람도 다양해지고 안부를 묻는 일도 많아진다. 정이 그리워 즐거운 마음으로 모임을 주선하는 사람과 돈이 없다고 시간이 없다고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모임 참석을 피하려는 사람들이 한바탕 전쟁을 치르는 시기이다.
일 년 내내 전화 한 통 없고 안부도 물어오지 않아 기억에서 사라지려는 소중한 친구들이 어찌 보고 싶지 않으랴? 그런 친구를 만나면 대충대충 싸구려 안부를 묻기보다는 항상 따뜻한 안부를 물어주는 친구인 것처럼 다정다감한 고급스러운 안부를 물어보자. 결이 다르고 격이 다르고 질이 다르고 속이 다르지만 ‘잘 지내고 있지?’, ‘왠지 얼굴이 좋아 보인다.’라는 간단하지만 야무진 들어서 기분 좋고 자존감을 높여주는 안부를 건네 보자.
친구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드리워지는 가슴 떨리는 상큼한 안부에 아름다운 행복을 담아낸다면 소소한 안부지만 값질 것이다. 내가 먼저 다가가서 마음을 여는 것이 다른 친구들을 변하게 하는 것보다 훨씬 더 경제적이고 감동적이지 않겠는가? 친구들을 향해 안부를 묻는 말을 예전부터 해왔던 것이고 지금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다. 이제는 친구가 듣고 싶어 하는 말, 친구가 원하는 안부를 맛있게 예쁘게 표현해보자.
어쩌다 한번 어렵게 참석한 친구에게 ‘어디 아픈가요’, ‘ 얼굴이 왜 그 모양이냐’, ‘뭐 안 좋은 일 있는가요’, ‘일이 잘 안 되냐‘고 온통 부정적인 안부를 묻는다면 그 친구는 기분이 언짢아질 게 뻔하다.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말이 있듯 세 사람이 한 친구에게 어디 아프냐고 묻는다면 건강한 사람도 환자로 둔갑하게 된다.
안부를 어떻게 물어보는가에 따라 건강한 사람이 되고 허약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부정적인 말로 안부를 묻는다면 그 친구를 걱정하고 염려해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나쁘게 만든다는 것이다. ’하는 일이 잘 되는가 보다‘, ’왠지 얼굴이 좋아 보인다‘, ’오늘 복권이라도 당첨되었는가? 기분이 무척 좋아 보인다‘, ’요즘 운동 열심히 하는가 보네 이전보다 훨씬 건강해 보이는 구나‘ 등으로 긍정적인 안부를 전해보자. 그러면 곁에 있는 친구는 ’나의 눈이 깜박이는 것조차도 헤아리고 있구나‘, ’나의 속사정을 꿰뚫고 있구나’ 하면서 진심으로 관심을 가져주고 배려해주는 것에 고마워할 것이다.
안 좋은 것을 보고 안 좋다고 말하고 나쁜 것을 보고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진짜를 만드는 사람 눈에는 진짜만 보이고 좋아하는 사람 눈에는 좋은 것만 보인다고 한다. 그러나 안 좋아 보이고 나쁘게 보일지라도 듣는 친구를 생각하고 배려한다면, ‘내가 너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너의 밝은 미소가 보고 싶다’라고 직선적이 아닌 곡선적인 표현으로 바꾸어 보면 어떨까?
예쁜 말 부드러운 말은 듣는 친구의 마음도 편안하게 만들 것이다. 소중한 친구를 응원해주려면 노력이 필요하고 정성이 필요하고 관심이 필요하다. 내가 원하는 일을 누군가가 해주면 그를 칭찬하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인 것처럼 추위에 떨고 있는 친구에게 김이 모락모락 나는 호빵을 건네며 따뜻한 안부를 묻는다면 감동이 배가 될 것 아니겠는가? 친구를 향해 모두 잘 될 거라 응원하고 걱정해주는 것도 어찌 보면 친구가 아닌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인지도 모를 일이다. 정작 위로가 필요하고 격려가 필요한 사람은 지금 이 순간 누구에게도 관심받지 못하고 내팽개쳐진 나 자신일 수도 있다.
일상의 삶에 지친 나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를 귀하게 생각하듯 그 말을 외로움에 물들어가는 친구에게 전해보자. 커피는 쓴맛이고 설탕은 단맛이다. 덜 익은 감은 떫다. 사람들의 맛도 각각 다르다. 감자를 소금에 찍어 먹느냐 설탕에 찍어 먹느냐로 다투는 사람도 있다. 나 자신만이 그런 사람에 대해 맛을 결정할 수 있다. 입맛대로 차별하지 않고 친구의 꿈을 응원하고 행복을 빌어준다면 더없이 고마운 일일 것이다. 세상은 나 혼자만이 아니기에 너의 다정한 안부가 그립다. 예쁜 미소가 살짝 달콤하게 피어나는 안부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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