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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421명 장기이식 대기 중, 유전자 편집 돼지, 생명 연장의 꿈 실현되나

by 이치저널 2024.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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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이식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은 전 세계적으로 해결해야 할 의료 과제다. 국내에서도 장기 이식을 기다리며 생을 마감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장기 이식 대기자는 43,421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2,906명이 이식 대기 중 사망했다. 하루 평균 약 8명씩 소중한 생명이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현실에서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유전자 편집 돼지 세포 기술은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농촌진흥청은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이종이식 시 발생하는 염증과 면역 반응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형질전환 돼지 생산용 세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세포는 염증 억제 유전자인 HO1과 면역세포의 작용을 억제하는 CD47 유전자를 동시에 발현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를 통해 급성 거부 반응은 물론 염증 및 면역 반응을 동시에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개발한 세포를 사람 혈청에 처리한 결과, 일반 돼지 세포에 비해 세포 독성이 현저히 감소했음을 확인했다. 이 기술은 현재 특허(제10-2641015호)까지 등록되었으며, 이종이식용 형질전환 돼지 개발의 기반 기술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 연구는 단순한 실험실 단계에 그치지 않고,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비임상 연구로 확장될 예정이다. 돼지 장기를 이식받은 원숭이의 체내 염증과 면역 반응을 억제하고, 장기간 생존이 확인된다면 임상 연구로 진입할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이종이식 연구는 2002년 미국에서 최초로 이종이식용 돼지가 개발된 이후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특히, 2022년에는 돼지 장기를 인간에게 이식하는 첫 임상 연구가 진행되며 이종이식이 실질적인 치료 옵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 2009년 국내 최초로 이종이식용 돼지를 개발한 이래, 여러 비임상 연구에서 돼지 장기의 기능 유지 기간을 입증해왔다. 심장은 60일, 신장은 115일, 췌도는 181일, 각막은 무려 3년 이상 정상 기능을 유지했다.

이종이식의 성공 여부는 면역 거부 반응 억제에 달려 있다. 특히 돼지 장기 이식 후 발생하는 초급성 또는 급성 거부 반응은 이를 이식받은 수혜자의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Gal 항원 등 주요 돼지 항원을 제거하고, 사람의 면역조절 단백질 발현을 높이는 방식으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항염증 및 면역억제 유전자 발현 세포 분리·배양

 

이번 농촌진흥청의 연구는 기존의 유전자 편집 기술에 염증 억제와 면역 억제 기능을 결합해 한 걸음 더 나아간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류재규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바이오공학과장은 "유전자 발현을 동시에 제어하는 시스템은 이종이식용 돼지 개발의 핵심 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며 "이 기술을 통해 거부 반응 제어 기능이 강화된 새로운 품종의 돼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기 이식 대기자가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종이식 기술은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강력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연구가 실제 임상에 적용될 날이 하루빨리 다가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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