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린 걸 바로 잡자는데, 20여 년이 흐르도록 왜 방치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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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의 한 지맥이 태백산에서 남으로 흐르며 학가산, 통고산, 일월산, 백암산 등 고봉준령을 솟아 올리니 소위 낙동정맥이다.
낙동정맥이 울진 평해의 넓은 바다에 연(沿)해서는 1만 그루의 소나무에 둘러싸인 월장호탕(月長浩蕩)의 관동8경 월송정(越松亭)이 고려 때부터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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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평해의 풍부한 수산물은 낙동정맥의 험준한 고개를 넘어 영양 읍내로 공급되고, 팔도 제일의 영양 산나물과 수비고추는 울진으로 물물교환이 되었으니 그 역할은 보부상의 몫이었다.
보부상들이 무리 지어 넘나들던 험한 고개의 이름은 구슬령인데, 울진 사투리로 구실령이라 불리던 것을 평해의 촌로들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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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의 한자표기는 珠(구슬 주)이니 조선의 각종 사료엔 주령(珠嶺) 또는 주잠(珠岑)으로 표기되어 있다.
대표적인 것은 임진왜란 당시 영의정 이산해가 평해 기성으로 귀양을 와 몇 년을 머물면서 기성록을 썼는데 거기에 주령(珠嶺)을 언급하고 있다.
이산해의 부친 이지번도 주령을 넘어 평해에서 귀양생활을 했으니 부자가 모두 주령과 인연을 맺은 셈이다.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엔 주잠(珠岑)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잠(岑)은 령(嶺)과 같은 의미이다.
그 외에도 연려실기술, 만기요람 등의 사료를 더 인용할 필요도 없이 이 고개의 이름은 구실령 또는 주령임은 명백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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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이 이러함에도 1999년 울진군 온정면 청년회에서는 구실령 정상에 구주령(九珠嶺)이라 새긴 큼직한 바위를 세우고, 뒷면에는 고개가 아홉 개의 구슬을 꿰어놓은 형국이어서 구주령(九珠嶺)이라 했다는 친절한 설명까지 덧붙였다.
이거야말로 아전인수격 엉터리 해설이요, 그 어디에도 없는 낙하산식 작명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이 잘못된 이름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5, 6년 전 울진군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건의한 적이 있는데 지금까지 정정하겠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나 뿐 아니라 구주령(九珠嶺)이 잘못된 이름이라는데 동감하는 분들이 더러 있어 시정을 요구해도 이름 하나 고치는 게 그렇게 어려운지 울진군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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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즉물탄개(過卽勿憚改)....
틀린걸 바로 잡자는데 20여년이 흐르도록 왜 방치하는 걸까?
지금이라도 아홉구(九)자를 삭제하고 주령(珠嶺) 또는 구슬령이나 구실령으로 바로잡아 제 이름을 찾아주는 게 고개마루 백암산이나 금장산 신령님에 대한 도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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