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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사랑의 언덕, 연천 임진강댑싸리정원

by 이치저널 2025.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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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 박미애 사진작가

가을의 끝자락, 연천 임진강 언덕이 붉은 물결로 출렁인다. 초록빛에서 분홍빛, 그리고 짙은 붉은빛으로 변해가는 댑싸리들이 바람결에 흔들리며 계절의 변주를 노래한다. 지금 임진강댑싸리정원은 그 어느 때보다 깊고 짙은 가을빛으로 물들었다.

 

ⓒ박미애 사진작가

 

일출 전, 강 위로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정원을 감싸면 이곳은 또 다른 세상이 된다. 새벽빛에 젖은 붉은 댑싸리 사이로 흰 안개가 스며들며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흐려진다. 그 순간을 기다려 셔터를 누르는 사진가들의 손끝에는 ‘가을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긴다.

 

ⓒ박미애 사진작가
ⓒ박미애 사진작가

 

약 3만㎡의 넓은 부지에 2만여 그루의 댑싸리가 빽빽이 심긴 정원은 황화코스모스, 백일홍, 아스타, 마리골드 등 가을 초화들과 어우러져 다채로운 색의 향연을 펼친다. 해 질 무렵 노을빛이 임진강 위로 번질 때면 붉은빛과 황금빛이 겹쳐져 마치 불타는 파도처럼 황홀한 장관을 그린다.

 

ⓒ박미애 사진작가
ⓒ박미애 사진작가

 

이곳은 군남댐 건설 이후 한동안 방치됐던 땅이 지역 주민과 연천군의 손끝에서 되살아난 생태 복원의 공간이다. 버려진 땅이 다시 꽃으로 피어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정원은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박미애 사진작가
ⓒ박미애 사진작가

 

댑싸리는 단순한 관상용 식물이 아니다. 예로부터 악귀를 쫓고 재앙을 막는 식물로 여겨졌으며, 전쟁으로 헤어진 자식을 그리며 댑싸리를 심은 노부부의 이야기도 전해진다. 붉게 물든 댑싸리가 피어난 해에 자식이 돌아왔다는 그 전설 때문에 댑싸리는 ‘그리움’과 ‘기다림’의 상징으로 불린다.

 

ⓒ박미애 사진작가
ⓒ박미애 사진작가

 

연천군은 올해도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일출부터 일몰까지 임진강댑싸리정원을 개방하고 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주차장과 산책로, 간이 카페 등 편의시설이 잘 마련되어 있다. 이 기간에는 연천역을 오가는 순환버스가 운행돼 접근성도 좋다.

 

ⓒ박미애 사진작가

 

 

사진가들이 꼽는 최고의 시간은 새벽과 해질녘이다. 새벽의 물안개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노을빛은 붉은 댑싸리와 황금빛 하늘을 한 폭의 풍경화처럼 완성시킨다. 바람이 불면 붉은 군락이 파도처럼 넘실대며 가을의 숨결이 그 안에서 살아 움직인다.

 

ⓒ박미애 사진작가
ⓒ박미애 사진작가

이곳은 ‘가을의 감정’을 가장 순수하게 담은 정원이다. 붉은 언덕 위를 걷다 보면 그리움과 기다림, 그리고 계절이 주는 쓸쓸한 아름다움이 마음 깊숙이 스며든다.

 

ⓒ박미애 사진작가

 

더 늦기 전에, 연천 임진강댑싸리정원에서 카메라를 들고 가을의 마지막 파도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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