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고픔엔 증명서가 필요 없다. 정부가 생계 위기로 내몰린 국민을 위한 ‘최후의 사회안전매트’를 12월 1일 가동한다. 보건복지부는 전국 곳곳에 ‘먹거리 기본보장 코너(그냥드림)’를 설치해 누구나 빈손으로 찾아오면 즉시 먹거리와 생필품을 받을 수 있는 시범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코로나19 시기 서울·경기·대구 등 일부 지방정부가 시행해 생계형 범죄 예방과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실질적 성과를 거둔 모델을 국가 차원으로 확대한 것이다. 복지부는 이를 “국가의 기본 책무인 국민 보호를 강화하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시범사업은 먼저 전국 56개소에서 시작해 12월 중 약 70개소로 확대된다. 동주민센터·복지관·푸드뱅크 등을 중심으로 별도 코너가 설치되며, 주민등록상 주소지 기준 기초지자체 단위에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노숙인·거주불명등록자처럼 주소 확인이 어렵지만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경우 현장 판단으로 예외적 이용이 허용된다.
지원 방식은 ‘즉시 제공 + 위기 발굴’ 구조로 설계됐다. 방문자는 누구나 1인당 3~5개 품목(2만 원 한도)의 기본 먹거리와 생필품을 즉시 받는다. 쌀, 라면, 통조림, 비누, 휴지 등 필수품을 중심으로 지자체 상황에 따라 구성이 달라진다. 기존 푸드뱅크·마켓 이용자는 중복 지원 방지를 위해 원칙적으로 제외되지만, 희망 시 기존 이용 횟수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조정된다.

이용 절차는 한층 촘촘하다. 첫 방문에서는 간단한 개인정보만 확인하고 바로 물품을 제공한다. 두 번째 방문부터는 의무 상담이 진행되며, 상담 결과 추가 지원이 필요한 경우 맞춤형복지팀으로 즉시 연계된다. 세 번째 방문자는 읍면동 복지팀의 추가 상담을 완료해야 하며, 지속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월 1회 기준으로 계속 이용할 수 있다.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이용 횟수가 제한될 수 있다.
운영 기준도 마련됐다. 사업장은 물품 재고와 인력 상황을 고려해 하루 최대 지원 횟수를 설정하도록 했다(예: 하루 50회 제공). 대기 인원이 많아 즉시 지원이 어렵다면, 이용자 동의 하에 서비스 이용신청서와 대기자 명부를 작성해 물품 확보 시 순번대로 제공한다.
먹거리 구성과 공급 체계는 광역푸드뱅크가 일괄 구매해 매월 기초푸드마켓으로 배송하고, 기초푸드마켓이 자체 모집 물품과 함께 사업장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전국푸드뱅크(FMS) 시스템을 활용해 지역별 수요와 공급 격차도 모니터링한다.
사업 추진은 단계적이다. 2025년 12월부터 2026년 4월까지 시범 운영을 거쳐 모형을 보완하고, 2026년 5월부터는 본사업으로 확대된다. 이후 2027년부터 전국 단위 시스템으로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재원은 시범단계에서는 민간 후원(신한금융 3년간 45억 원), 본사업부터는 정부 예산과 민간 후원이 함께 투입된다.
복지부는 이번 사업이 단순히 물품을 나누는 모델을 넘어, 보이지 않는 위기가구를 발견하고 공적 복지로 연결하는 통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먹거리라는 기본 욕구를 통해 위기를 드러나게 하는 ‘사회안전망의 입구’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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