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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이도연의 시선 따라 떠나는 사계

우리나라 최대 규모, 주상절리

by 이치저널 2023.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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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에 맞서며 굽히지 않는 절개를 닮은 위풍당당한 모습은 용맹한 남아의 기상 같다

 

대포 해안 주상절리, 이곳의 옛 지명인 대포 동지삿개 라고도 한다. 매표소 입구에 커다란 소라모형의 조형물 안에서 깜찍한 폼을 잡으며 사진을 찍는 아이와 연출하는 엄마의 모습이 어여쁘고 흐뭇하다.

 

매표소를 지나자마자 나타나는 절벽 아래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바람은 시원하게 불어오고 탁 트인 시야에 가슴이 뻥 뚫려 부서지는 파도와 함께 드넓은 수평선 위로 잔물결이 은빛 비늘을 반짝거리며 활시위를 떠난 시선은 어디에 고정해야 할 줄 모른다.

절벽 아래 검붉은 주상절리의 모습은 신들의 놀이터처럼 정교하게 다듬어진 사각 또는 육모꼴의 기둥을 반듯하게 쌓아 올려 해안가에 병풍처럼 둘러놓았다.

 

언 듯 보기에는 연탄을 쌓아 놓은 것 같기도 하지만 풍경 속에 사연을 그려 본다.

해안가 주상절리의 육모꼴의 돌기둥은 석수장이의 애달픈 사연을 담은 듯 뉘라서 이 거친 해안에 조각 기둥을 세워 놓았을까 석수장이는 해안에 돌기둥을 세우고 석공의 아내는 남편의 무사 귀환을 비는 애타는 마음의 전설이라도 설려 있을 듯하다.

조각 기둥 사이로 맹수의 사나운 기세로 용솟음치며 달려드는 파도의 울음소리가 요란하게 부서져 내린다.

용암의 조화로 태어난 주상절리는 천혜의 비경으로 삼사십 미터 높이로 1km 이상 이어져 있어 우리나라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영겁의 세월 속에 굳어지고 단련되어 육모꼴 기둥의 형태를 온전히 유지하고 있는 모습에서 변치 않는 의연함을 보고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에 맞서며 굽히지 않는 절개를 닮은 위풍당당한 모습은 용맹한 남아의 기상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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