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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이도연의 시선 따라 떠나는 사계

제주로 가는 길

by 이치저널 2023.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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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연 

 

시원하고 청량한 아침 공기가 가슴 깊이 부풀어 오른다

 

 

뭉게구름이 솜털같이 부풀어 오르는 하늘에서 바라다 보이는 아름다운 섬 제주는 맑고 청량하다 능선의 어깨 위에 구름을 걸치고 있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높고 낮은 오름이 보이고 서로 머리를 맞대고 옹기종기 모여 있는 촌락과 공항 주변과 도심의 모습도 아담하게 보인다.

비행기가 굉음을 토해내며 활주로를 미끄러져 내린다. 불과 한 시간 만에 한반도의 상공에 궤적을 남기며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삼다도라 했던가, 비가 뿌려 촉촉하게 젖은 풀잎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예사롭지가 않다. 이 박 삼 일간 동고동락하며 제주 여행의 발이 되어줄 차를 빌리고 공항에서 서귀포시 토평동에 위치한 라임 오렌지빌을 향해서 제주에서의 첫 여정을 시작한다.

공항을 빠져나가는 도로변에는 하늘 닿을 듯이 자란 야자나무가 흐린 하늘의 구름을 이리저리 휘저으며 제주의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하고 해안도로 끝까지 펼쳐진 제주의 검푸른 바다가 가슴 깊이까지 자박자박 밀려온다.

라임 오렌지빌의 숙소는 아기자기하게 지어진 유럽풍의 목조식 건물로 바닷가에 오붓하게 자리를 잡고 해안 산책로와 열대지방의 나무를 가꾸어 놓은 정원이 단정하고 예쁜 모습으로 반긴다.

검은 제주 밤하늘에 창가를 밝히는 호박 등 너머로 웃음꽃이 만발하고 호박 등이 까무룩 하게 졸 때까지 제주의 이야기는 새벽을 향해 원을 그리는 줄 모르게 이어져 검은 바다의 파도처럼 밀려오고 꿈속에서 펼쳐진 여행의 설렘으로 밤잠을 설치다 여명이 밝아온다.

새벽안개 자욱한 창 너머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가 먼저 눈으로 가슴으로 달려오고 창문을 열자 시원한 바람과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로 노래하는 아침이 다가온다. 크게 심호흡을 하자 시원하고 청량한 아침 공기가 가슴 깊이 부풀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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