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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이도연의 시선 따라 떠나는 사계

남해 가는 길 - 아득한 그리움의 바다. 2

by 이치저널 2023.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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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포 대교를 넘어 다도해에 품에서

 

남해의 바다는 아름답고 고요한 물결 위에 어선들이 한줄기 하얀 물거품을 일으키며 자연과 바다 일부가 되어 떠 있고 삼천포대교는 바다를 가로지르며 섬과 섬을 결박하고 바다 위로 길을 낸다.

리아스식 해안의 복잡한 해안선이 육지와 절묘한 조화로 부드러운 단애가 풍요롭고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섬과 섬들을 하나의 풍경으로 묶어 놓았으며 섬들은 해풍에 그을리고 단풍으로 물들어 올망졸망 바다에 떠 있어 아름다웠으며 섬은 뭍을 그리워하고 뭍은 바다를 동경하며 서로를 부르며 시선 끝에 모이는 풍경은 물빛으로 반짝인다.

 

 

남해의 바다는 암청색 빛으로 세상의 모든 빛을 품어 어촌에는 풍요와 어민들에게 만선의 기쁨을 주기도 하지만, 산맥의 끝이나 광야의 들판에서 다가온 사람들에게 바다는 새로운 영토이자 미지의 세계를 향한 또 다른 세상일 수 있으며 희망과 새로운 도전을 향한 숨 고르기를 할 수 있는 기회이고 삶에 풍요를 위한 치유의 공간이며 시간일 수 있다.

그러나 곳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의 드넓은 갯벌은 삶의 현장이자 고통의 순간을 지나는 검은 대륙의 광야일지도 모르며 아침 여명은 척박한 삶의 고통을 시작하는 신호를 알리는 망망대해를 향해 외치는 창백한 빛이며 바다의 외침일수도 있다.

 

사람과 사람 환경과 목적은 사람을 양분하며 저마다의 자리에서 삶에 최선을 다하며 남도의 바다에서 일상을 즐기기도 하고 생활의 방편으로 살아 내기도 한다.

여행객의 눈에 비친 옛 방식의 어로는 신기하고 호기심 가득한 풍경으로 시선의 끝을 잡고 그것을 일구는 어부의 삶은 그렇게 들판과 바다의 어장에 숨결을 나누고 청록색 바다의 고요 속에 옛날 전통 방식으로 새우 잡이 어로 작업을 하는 죽방렴이나 해안가에 바위로 둑을 쌓아 썰물에 밀려와 밀물에 빠져나가지 못한 물고기를 잡는 석방렴의 돌들이 바다를 막고 세월을 거스르고 바다의 물길을 막는다.

 

섬과 섬 사이 길을 따라 별들이 하나둘 바다로 내려앉아 가는 시간 고요한 수면이 한 손에 만져질 것 같은 곳 남해 다도해 섬들의 고향에서 새로운 여행을 위한 여장을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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