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떠 있는 구름의 그림자가 밀밭 위에 또 다른 그림을 그리는 곳
빛의 각도에 따라 다른 모습과 색을 연출
시애틀 터코마 국제공항에서 쉬지 않고 꼬박 5시간 넘게, 500km 가까이 달려야 만날 수 있는 곳, 팔루스 대평원!
미국 오리건주 북동부와 아이다호주의 서북부, 그리고 워싱턴주의 북동부 지역에 위치하는 지역이다.
미국의 3개 주가 만나는 이 지역은 클리어워터(Clearwater)강과 팔루스(Palouse)강, 스네잌(Snake)강이 흐르는 비옥한 지대로 팔루스 언덕(Palouse Hills), 또는 팔루스 초원(Palouse Prairie)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잔디’를 뜻하는 인디언 원주민 말에서 연유했다는 팔루스는 광활한 평원과 언덕, 구릉이 한데 어우러진 미국에서 밀밭 주산지로도 이름이 나 있는 곡창지대이다. 남한 면적의 약 70% 규모라 하니 차로 돌아도 하루 안에 다 못 돌아볼 정도이다.
팔루스 평원은 빙하기가 끝나가면서 거대한 호수를 막은 빙하 댐이 갑자기 터지면서 생긴 곳이라 한다. 높이 50m의 바닷물이 들판을 지나가면서 바다의 퇴적물이 쌓인 갯벌과 모래언덕이라고 한다. 경사면이 50% 이상이라 초기에는 소, 양 등 가축을 방목했다가 밀 시험 재배가 성공해 이곳이 세계적인 밀 주산지가 되었다.
이곳의 경치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스텝토 뷰트(Steptoe Butte)와 카미악 뷰트(Kamiak Butte)다. 스텝토 뷰티 주립공원의 정상은 해발 1,100m라 약 5km 정도 올라가야 한다. 차로 달팽이관처럼 올라가다 보면 정상에 도착하며, 이곳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360도 조망이 가능해 사진가들은 하루 두 번 촬영하러 이곳에 온다. 이른 아침 여명, 일출과 오후 일몰을 같은 장소에서 촬영할 수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밀밭은 평야가 아니라 구릉으로 이루어져 빛의 각도에 따라 다른 모습과 색을 연출한다. 여명에 비친 빛의 색과 해가 떠서 보여주는 색은 같은 장소이지만 전혀 다른 보습으로 보여준다. 이로 인해 사진가들은 해가 뜨기 전 어두컴컴한 길을 따라 새벽에 올라와 여명부터 해가 뜨기 전의 모습을 담는다. 시시각각 변하는 색의 변화에 셔터 누르기가 바쁘다.
또한 언덕마다 보리, 캐놀라, 건초 등의 다른 농작물 들이 심어 있어 색다른 느낌을 주기도 한다. 군데군데 미니어처처럼 자리 잡은 농가와 헛간들이 동화책 속의 그림을 보는 듯한 착각을 하게 한다.
해가 뜨면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의 그림자가 밀밭 위에 또 다른 그림을 그린다. 이리 보고 저리 봐도 황홀경이라 카메라 셔터는 쉴 틈이 없다.
콜팩스와 풀먼, 팔루스를 잇는 밀밭 삼각지대인 이곳의 대지는 4월부터 6월까지 말 그대로 대장관을 이루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듯하다.
특별한 여행과 자연의 대장관을 느끼고 싶은 이들은 이곳을 꼭 여행해보라 권하고 싶다. 보는 것만으로도 세계의 거부가 된 느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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