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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이영하의 소통이야기

세상이란 게 다 그런 거라네

by 이치저널 2024.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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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시간 즈음 일기예보에도 없었던 비가 쏟아졌습니다. 갑작스런 비를 피하기 위해 어느 건물 좁은 처마 밑에 한 청년이 서 있었습니다.

빗방울이 더 굵어지기 시작하자 할아버지 한 분이 가세하셨고, 그런 다음 중년 아저씨 한 분, 마지막으로 아주머니 한 분이 비좁은 틈으로 끼어들었습니다. 출근 시간의 만원버스처럼 작은 처마 밑은 낯선 사람들로 금세 꽉 찼습니다.

사람들은 이 비좁은 틈에 서서 멀뚱멀뚱 빗줄기만 쳐다보고 있었지만 비는 금방 그칠 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뚱뚱한 아줌마 한 분이 뛰어왔습니다. 아주머니가 그 큼직한 엉덩이로 대열에 끼어들자 맨 먼저 와 있던 청년이 얼떨결에 튕겨져 나갔습니다.

청년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처마 밑의 사람들을 쭉 훑어 보았습니다. 모두들 딴 곳을 바라보며 모른 척하고 있는데 할아버지가 한마디 하셨습니다.

“젊은이, 세상이란 게 다 그런 거라네.”

그 청년은 물끄러미 할아버지를 쳐다보더니 길 쪽으로 뛰어갔습니다.

 

 

한 사오 분쯤 지났을까? 아까 그 청년이 비에 흠뻑 젖은 채로 비닐우산 네 개를 옆구리에 끼고 나타났습니다. 그리곤 사람들에게 하나씩 건네주었습니다.

청년은 다시 비를 맞으며 사라졌고, 사람들은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청년이 쥐어준 우산을 들고 총총히 제 갈 길을 갔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다 그런 거라던 할아버지는 차마 우산을 들고 갈 수 없었습니다.

“ 내가 청년보다 나은 건 나이밖에 없구나.”하고 우산을 바닥에 놓은 채 장대비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청년은 ‘내가 제일 먼저 와 있었는데 왜 튕겨져 나와야 되지?’ 하고 처마 밑의 사람들을 탓하지 않았습니다. 청년은 그것을 탓하기보다는 비좁은 처마 밑의 사람들을 위해 비닐우산을 구하는 길을 택했던 것입니다.

이치저널 독자 여러분!!!

내가 먼저 와 있었다고, 내가 터주대감이라고 처마 밑의 자기 자리를 지킬 생각만 하지는 않습니까?

우리 일상에서 우리가 먼저 생각을 조금 바꾸면, 아니 내가 먼저 생각을 바꿔 거주공동체나 지역사회에서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고 남을 위해 봉사하는 마인드를 가지게 된다면 행복비타민이 넘치는 상생의 공동체, 살기 좋은 나라가 될것이며, 비가 갑자기 내려도 우리 모두 쓸 수 있는 튼튼한 우산이 갖춰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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