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천왕봉 아래 바위에서 일제 강점기 독립을 염원한 의병들의 글씨가 새겨진 바위글씨(石刻)를 발견했다. 이 바위글씨는 권상순 의병장의 후손이 2021년 9월에 처음 발견했으며, 국립공원공단이 지난해 11월 조사를 시작해 올해 6월에 전문 촬영과 탁본, 3차원 스캔 작업을 통해 그 실체를 확인했다.

바위에 새겨진 글씨는 자연석에 전체 폭 4.2m, 높이 1.9m의 크기로 392자의 한자가 새겨져 있었다. 이 글씨는 지리산 천왕봉의 해발 1,900m 지점에 위치해 있으며, 전국 국립공원 내에서 발견된 근대 이전 바위글씨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고, 글자 수 또한 가장 많다.

국립공원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이 글씨는 구한말 문인 묵희(墨熙, 1875~1942)가 1924년에 새긴 것으로 밝혀졌다. 묵희는 이 글씨를 통해 지리산 천왕봉의 위엄을 빌어 일제를 물리치고 밝고 빛나는 세상을 갈망하는 의병들의 염원을 담았다. 판독 작업을 맡은 최석기 한국선비문화연구원 부원장은 "나라를 잃은 울분을 비분강개한 어조로 토로한 것이 이 바위글씨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국립공원공단 송형근 이사장은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 정상에서 일제에 대항한 의병과 관련된 바위글씨가 발견된 것은 국립공원 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여주며, 지리산 인문학과 지역학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발견은 한국의 항일운동과 관련된 새로운 역사적 자료로서 큰 의미를 지니며, 향후 지리산과 관련된 연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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