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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임춘식의 고령화 사회의 도전

75세 이상 되어야 노인

by 이치저널 2022.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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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식 chsrim@hanmail.net

 

 

‘0.8 곱하기 인생’이라는 나이 계산법으로
젊은 마음과 정신으로 자신을 업그레이드하고 활동적으로 인생을 전개해 나가야
70대는 경륜이라는 지혜가 가장 왕성할 때

 

 

 

 

 

요즘 사람 나이를 옛날 사람과 똑같이 쳐서는 안 된다. 80 노인은 어제의 80 노인이 아니다. 보기에도 젊고 무척 건강하다. 80세까지는 아직 노인이 아니다. 젊고 건강한 신중년 또는 젊은 고령자쯤으로 해석한다. 미국에서는 이 세대를 신중년층(Active Senior)이라고 부른다. 타인의 돌봄이 필요 없는 건강한 연장자라는 의미이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는 노인을 두 단계로 구분하려는 시도가 한창이다. 일본을 비롯한 유럽에서는 65~74세를 '준(準)고령인'이라 하고 75세 이상을 '고령인'으로 하자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논의가 진행 중인데 전문가들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75세를 기준으로 나눌 것을 제안한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75세 이후부터 신체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고 80세부터는 앓는 질환이 갑자기 는다. 75세를 전후로 신체 상태와 건강 관리법이 확연히 다르다고 의학계에서 말한다. 예를 들어 ️65~74세 노인은 혈압 · 혈당 목표치를 중장년층과 비슷한 수준으로 강하게 잡아야 하지만, 75세 이후부터는 좀 더 느슨하게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체중 감량, 운동 역시 74세까지는 강도 높게 관리 해야 좋지만, 75세 이후로는 느슨하게 관리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미지 제공 - 박미애 사진작가

 

집안일, 목욕 같은 일상생활을 혼자서 무리 없이 한다면 건강한 노인, 누군가의 도움이 약간 필요하면 쇠약한 노인, 혼자서는 불가능하면 매우 쇠약한 노인으로 구분한다. 일상생활 수행 능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나이가 75세 전후라고 한다.

비교적 젊고 건강한 75세 미만 노인은 살을 빼고 과식을 피해야 하지만, 75세 이상이면서 쇠약해진 노인은 고기 등 단백질을 되도록 많이 먹으면서 체중이 줄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또 나이 들수록 과체중일 때 치매 위험이 낮아져서 의사들은 75세 이후부터는 고기 · 과일 등을 충분히 먹으라고 권장한다. 75세 미만은 체중이 적을수록, 75세 이상은 약간 과체중이어야 사망률이 낮아진다. 75세 이후의 과체중은 신체 기능 저하로부터 일종의 완충재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노인 68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60~69세의 경우 비만일 때 치매 위험이 정상 체중보다 70% 높았지만 70세 이상에선 오히려 3%, 80세 이상에서는 비만일 때 치매 위험이 2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75세 이후로는 너무 혈당과 혈압 콜레스테롤과 과체중 등에 묶여서 먹고 싶은 것, 마시고 싶은 것을 너무 참지 말고 맛있고 즐겁게 먹는 것이 건강하게 지내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노인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어쨌든 평균수명이 짧았던 시대에는 천수를 누리는 사람들도 뒷방으로 물러나 여생을 보내는 세대였지만, 요즘과 같은 고령화 시대는 인생의 정점을 조금 지난 나이에 불과한 것이다. 과거 세대에 비해 숫자 나이는 훨씬 젊다는 점이다.

그래서 세계 최장수 국가인 일본에서는 최근 장수 시대의 실상을 반영하여 ‘0.8 곱하기 인생’이라는 나이 계산법이 있다. 현재의 나이에 0.8을 곱하면 그동안 우리에게 익숙한 인생의 나이가 된다. 예를 들어 현재 80세는 64세, 70세는 56세, 60세는 48세, 50세는 40세, 40대는 32세인 사람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건강하다는 점이다. 이는 젊은 마음과 정신으로 자신을 업그레이드하고 활동적으로 인생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는 의미이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80세에서 병이나 허약체질, 소위 노인병으로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사람은 5% 미만이라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70세 이후의 사람들을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도 70대가 인생에서 제일 좋을 때다. 이제는 인생 70은 막바지가 아니다. 새 마음으로 오히려 새로운 설계가 필요한 시기다. 앞으로의 20~30년을 어떻게 살 것인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 기간은 웬만한 사람들의 한 인생일 수도 있다. 헛되이 지루하게 남은 인생을 살아서는 안 된다. 꿈을 버릴 때 인간은 주저앉아 절망한다.

대부분의 노년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미 지나간 젊음을 아쉬워하기만 했지 찾아오는 노년에 대하여 보람 있게 맞이할 생각을 못 한다. 70대는 노인이 아니다. 자신이 늙었다고 인정하는 사람이 노인이다. 아직 늙지 않았다며 꿋꿋하면 아직 젊은이다.

놀랍게도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74세에서 삶의 행복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영국에서 조사됐다. 70대는 결코 인생 쇠퇴기가 아니다. 오히려 경륜이라는 지혜가 가장 왕성할 때다. 또한, 다가오는 죽음에 대한 철학이 확고히 서 있을 때다. 그래서 오히려 두려움이 없는 시기다. 결국 70대는 인간이 지닌 경험과 지식을 통해 쌓은 경륜을 통해 얻은 최고의 지혜가 발휘될 때이다. 그리고 인생에서 생기는 문제들을 긴 안목으로 바라볼 수 있는 나이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2021)는 820만 6,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6.6%, 2025년에는 1000만 명으로 증가하여 전체 인구 5명 중 1명은 노인이 된다. 빠르게 늙고 있는 대한민국, 이렇게 되면 앞으로 신중년 세대의 사회적 영향력은 지금보다도 훨씬 커질 것이고, 따라서 앞으로 미래를 책임지는 매우 중요한 주역들이 될 것이다. 미래 사회는 노인 천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보다 오래 살긴 하지만, 상당수 노인들은 현재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보건, 의료기술 발달 등으로 백세시대가 열렸지만 삶의 질적인 측면에선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어 장수가 축복이 아닌 저주란 지적도 나온다. 한번 상기해 볼 만한 일이다.

어떻게 해야 노후 생활이 즐거울까. 우리 삶의 3분의 1은 노후에 속하지만, 설마설마하다가 속빈 강정 같은 날이 반복될 수 있다. 노후가 되면 경제력, 건강, 활력, 역할, 친구 등 줄어든 것투성이다. 그러나 주어진 시간을 재정비하여 사용하면 삶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해 보시라. 그래야 여한 없이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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