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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를 공범 만든 명품위조조립키트 수법…위조 원단·부자재 2만여 점 압수

by 이치저널 2025.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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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활동’으로 둔갑한 신종 위조 범죄가 상표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소비자가 직접 명품 가방과 지갑을 조립해 완성할 수 있도록 만든 위조상품 조립 키트가 유통된 사건으로, 단속을 피하기 위해 완제품 대신 부품·원단·설명서를 쪼개 판매하는 방식의 새로운 범죄 수법이 드러났다. 지식재산처는 이러한 방식이 위조품 제작 장벽을 크게 낮춰 소비자까지 범죄 과정에 끌어들이는 위험한 흐름이라고 판단해 기획수사를 벌였고, 조직 운영자 3명을 상표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상표경찰이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경기도 수원의 한 공방을 운영하던 A씨와 B씨는 2021년부터 2025년 6월까지 위조 원단과 금속 부자재를 대량 보관하며 명품 디자인을 모방한 ‘조립 키트’를 제작·유통해 왔다.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가입을 성인 여성으로 제한하고, 구매자들이 제작 방법을 공유하도록 유도하는 등 조립 키트를 중심으로 한 일종의 폐쇄형 유통 허브를 구성했다. 단순 구매를 넘어 제작 과정까지 소비자를 참여시키는 방식으로 위조품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취미 활동처럼 인식하도록 만든 치밀한 구조였다.

 

현장에 비치된 완제품

 

서울 종로의 금속 부자재 업체 운영자 C씨는 명품 가방 규격에 맞춘 위조 금속 장식품을 수원 공방 측에 공급하며 조립 키트 제작에 핵심 역할을 맡았다. 상표경찰은 두 업체를 동시 압수수색해 조립 키트와 위조 원단, 금형, 금속 부자재 등 총 2만1천여 점을 확보했다. 압수된 원단과 패턴은 모두 상표권 보호 대상에 해당하며, 이를 판매·제작 목적으로 취급한 행위는 명백한 상표법 침해에 해당한다.

압수된 완성품만 80여 점으로 정품가 기준 약 7억6천만 원 상당이며, 창고에 보관돼 있던 조립 키트 600여 점이 모두 완성될 경우 20억 원 규모의 위조품이 시장에 풀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조립 키트에는 봉제 순서, 재단 치수뿐 아니라 위조 부자재 구매처까지 상세히 안내한 설명서가 포함돼 있어, 일반 소비자도 특별한 기술 없이 위조품을 제작할 수 있을 만큼 완성도가 높았다. 상표경찰은 이 같은 방식이 확산될 경우 소비자의 정상적 소비 인식이 흐려지고 위조상품의 대량 생산이 일상화될 수 있다고 판단해 조기 차단에 나섰다고 밝혔다.

 
 

수사 과정에서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오프라인 공방, 금속 부자재 업체, 원단 공급선이 긴밀히 얽힌 구조가 확인됐다. 단순한 위조품 판매를 넘어 ‘제작 과정까지 소비자가 참여하는 시스템’을 통해 완제품 단속을 교묘히 회피한 점은 기존 위조 범죄와 뚜렷한 차별점으로 지목된다. 지식재산처는 이번 사건을 국내에서 처음 적발된 소비자 제작형 범죄 사례로 기록하고, 향후 온라인 기반 위조 조립 키트 수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지식재산처 신상곤 지식재산보호협력국장은 “조립 키트는 저렴한 가격과 온라인 제작 정보 공유를 바탕으로 위조상품 확산을 매우 빠르게 부추길 수 있다”며 “제작 단계부터 유통·판매망까지 전 과정의 단속을 강화해 진화하는 위조 범죄 수법에 신속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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