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촬영 : 이현준 사진작가
고창 선운사가 올가을 가장 짙은 붉은빛을 터뜨렸다. 절집을 감싸는 단풍은 이미 절정에 들어섰고, 산문 앞부터 계곡 깊은 곳까지 이어지는 붉은 흐름이 그 어느 해보다 강렬하다.


일교차가 크게 벌어진 덕분에 색감이 유난히 선명해졌고,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올해 마지막 불빛’을 터뜨리듯 고운 색을 품고 있다.



천왕문으로 향하는 길은 단풍 터널이 끝없이 이어지며 사실상 ‘선운사의 시그니처 풍경’을 완성한다. 아침 햇살이 잎 사이로 스며들면 길 전체가 붉은 빛의 연무(煙霧)를 두른 듯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방문객들은 이 구간에서 발걸음을 멈춘 채 카메라 셔터를 반복하며 가을의 가장 선명한 장면을 기록한다.

특히 선운사 단풍의 진짜 아름다움은 계곡에서 완성된다. 산자락을 타고 내려오는 붉은 단풍이 물길과 만나 반짝이며 흔들릴 때, 선운사 가을의 깊이는 완전히 달라진다. 투명한 흐름 위로 붉은 잎이 하나둘 떨어져 떠내려가고, 계곡 바위마다 쌓인 낙엽이 수채화처럼 번져 눈을 사로잡는다. 물결이 빛을 받아 흔들릴 때마다 단풍빛이 여러 겹으로 겹쳐져 ‘두 번 물드는 단풍’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도솔암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는 붉은빛과 황금빛이 능선을 따라 길게 이어지며 가을의 색을 완성한다. 오후 햇살이 비스듬히 비치는 시간대에는 바람 한 번에 쏟아지는 낙엽이 마치 가을비처럼 떨어지고, 나뭇잎 사이로 들어오는 빛은 유리 조각처럼 반짝인다.



선운사 전체가 깊은 가을의 물결에 잠기면서 평일임에도 관광객과 사진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고창군은 이번 주말부터 다음 주 초까지 단풍 절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선운사 단풍을 올해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담으려면 지금이 사실상 ‘마지막 황금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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