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회식과 송년 모임이 늘고 있다. 문제는 잦은 술자리만큼이나 간이 받는 부담도 급격히 커진다는 점이다. 특히 간은 손상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특별한 증상이 드러나지 않는 ‘침묵의 장기’이기 때문에, 연말처럼 음주량이 늘어나는 시기에 가장 먼저 흔들리는 기관이기도 하다.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이자, 해독과 에너지 대사, 영양소 저장, 담즙 생성까지 총괄하는 일종의 화학 공장이다. 포도당을 글리코겐으로 저장해 혈당을 조절하고, 단백질과 지방을 대사하며, 몸속 독성 물질을 무해한 형태로 바꾸는 기능까지 맡는다. 이처럼 역할이 방대하지만, 간은 손상이 누적되어도 조용히 버티기 때문에 자각이 늦다는 점이 문제다.

연말에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간 손상은 ‘알코올 간질환’이다. 과음이 반복되면 지방간에서 시작해 알코올 간염, 더 심하면 간경변으로까지 이어진다. 특히 여성은 알코올 분해 능력이 낮아 같은 양을 마셔도 손상이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최근에는 ‘적당한 음주’라는 개념이 무너지고, 안전한 음주량 자체가 없다는 연구들이 늘면서 금주가 적극적으로 권장되고 있다.
반대로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데도 지방이 쌓이는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은 운동 부족,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 생활습관과 밀접하다. 문제는 아무렇지 않게 넘기기 쉽지만, 염증이 동반되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6개월간 체중의 10% 정도 감량하는 것을 가장 효과적인 관리법으로 꼽는다.
바이러스 간염도 여전히 간 손상의 주요 원인이다. A형 간염은 오염된 음식이나 물로 전파되고, B형과 C형 간염은 혈액·체액을 통해 감염될 수 있어 정기적인 검사와 예방접종이 필수다. 특히 B형 간염 보유자는 항체 여부와 간 기능을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하며, C형 간염은 조기 치료 시 완치율이 높다.
간이 굳어지는 간경변증은 더 위험하다. 초기에는 조용하지만, 복수·황달·식도정맥류 출혈 같은 위험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정기 검진이 생명을 좌우한다. 전문가들은 최소 6개월마다 초음파와 혈액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간을 지키는 첫걸음은 평소 생활 습관이다. 금주 또는 절주는 기본이며, 불필요한 약 복용을 줄이고, 채소·과일·통곡물 중심의 식사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일주일 두 번 이상 30분 이상 꾸준히 운동하는 것도 지방간 예방과 개선에 효과적이다. 특히 연말에는 ‘간이 쉴 수 있는 날’을 만들어 회복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증상이 없다고 간이 건강한 것은 아니다. 지금처럼 술자리가 많은 시기일수록 몸속에서 묵묵히 일하는 간이 가장 먼저 지쳐간다. 한 해 동안 고생한 간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생활 습관을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내년 건강을 좌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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