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이 깊어질수록 더 빛을 발하는 한국의 전통 식재료 한 가지가 있다. 두 해 동안 나무 꼭대기에서 풍부한 햇살과 바람을 견디며 영글고, 여러 번의 손작업 끝에 비로소 작은 알맹이 하나로 태어나는 ‘잣’이다. 산림청이 12월 이달의 임산물로 잣을 선정하면서, 오랜 시간 귀하게 다뤄져 온 이 식재료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잣은 2년에 걸쳐 잣송이를 꽉 채우는 독특한 생육 특성을 지니고 있어 생산량 자체가 귀하다. 대부분 높은 나무 위에 열려 채취도 쉽지 않다. 잣송이에서 알을 털어내고, 또 다시 껍데기를 벗겨야 식용이 가능할 만큼 손이 많이 가는 식재료다. 이 까다로운 과정은 수백 년 전부터 잣이 ‘귀한 음식’으로 여겨진 이유이기도 하다.

영양적 가치는 더욱 돋보인다. 잣에는 불포화지방산, 단백질, 무기질 등이 풍부해 겨울철 체력 보충과 면역력 유지에 도움을 준다. 특히 올레산·리놀레산과 같은 고급 불포화지방산은 혈관 염증을 줄이고 혈관 탄력 유지에 기여해 고혈압 환자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 산림청의 ‘숲푸드 효능·효과’ 자료에서도 잣의 영양학적 우수성이 강조된다.
잣은 우리 역사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가진 식재료다.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귀한 손님을 맞이하는 상차림에 잣을 올리며 환대의 의미를 전했다. 최근에는 APEC 정상회의 공식 만찬 메뉴에서도 잣이 소개돼 세계 정상들에게 한국 식문화의 품격을 보여주는 상징적 재료로 활용되기도 했다.

산림청은 제철을 맞은 국산 잣 소비가 늘어 임업인의 소득 향상과 임산물 가치 확산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잣을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한국 숲이 주는 건강함과 문화적 깊이를 담은 산물로 알리겠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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