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차, 정말 안전한가.” 전기차 화재와 급가속 의심 사고가 잇따르며 소비자의 질문은 점점 더 구체적이고 날카로워지고 있다. 성능이나 디자인보다 ‘생존 가능성’이 차량 선택의 핵심 기준으로 떠오른 지금, 정부가 공개한 공식 안전성 평가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2025년 자동차안전도평가(KNCAP)에서 가장 안전한 자동차로 현대 아이오닉9, 팰리세이드, 넥쏘, 기아 EV4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이 발표한 ‘2025년 자동차안전도평가’ 결과에 따르면, 이들 4개 차종은 충돌 안전성, 외부통행자 안전성, 사고예방 안전성 등 3개 평가 분야 전반에서 고른 고득점을 기록하며 종합평가 1등급을 획득했다. 단순히 충돌 실험을 통과한 수준을 넘어, 사고를 얼마나 예방하고 사고 이후 탑승자의 탈출 가능성까지 확보했는지가 이번 평가의 핵심 기준으로 작용했다.
올해 평가는 전기차 6종, 하이브리드차 2종, 내연기관차 2종, 수소전기차 1종 등 총 11개 차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BMW iX2, KGM 무쏘EV, 기아 타스만은 2등급, 혼다 CR-V는 3등급, BYD 아토3와 테슬라 모델3는 4등급, 포드 익스플로러는 5등급을 받으며 차종 간 안전성 격차도 분명히 드러났다.



특히 2025년 평가는 ‘사고 이후’까지 고려한 평가 체계로 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급가속 의심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페달 오조작 방지 기능을 별도로 점검했고, 사고 발생 시 차량의 주행 정보가 얼마나 정확히 기록되는지를 따지는 사고기록장치 평가도 새롭게 도입됐다. 이는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 소재 판단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전기차 안전성에 대한 불안을 반영한 변화도 눈에 띈다. 충돌 이후 차량 문이 열리지 않아 탑승자가 고립되는 사고를 막기 위해 ‘충돌 후 탈출·구출 안전성’ 평가가 처음으로 종합 점수에 반영됐다. 단순 충돌 테스트를 넘어 실제 사고 상황에서 사람을 얼마나 빠르게 밖으로 꺼낼 수 있는지를 따지는 현실적인 기준이 적용된 셈이다.
전기차를 대상으로 별도로 실시한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안전기능 평가 결과에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현대 아이오닉9, KGM 무쏘EV, 기아 EV4, 테슬라 모델3는 별 4개를 받아 비교적 높은 배터리 안전성을 인정받았고, BYD 아토3는 별 3개, BMW iX2는 별 2개에 그쳤다. 이 평가는 종합등급에는 반영되지 않지만, 전기차 구매자에게는 사실상 ‘숨겨진 핵심 지표’로 작용한다.
정부는 이번 결과 공개에 그치지 않고 자동차 안전 기술 경쟁을 더욱 촉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12월 17일 서울에서 자동차안전도평가 콘퍼런스를 열어 안전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차량을 시상하고, 급가속 방지와 전기차 배터리 안전을 중심으로 향후 정책 방향과 연구개발 동향을 공유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앞으로도 전기차 배터리 안전성, 페달 오조작 방지 기술 등 국민 불안을 자극하는 요소를 중심으로 평가 항목을 지속적으로 확대·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안전도평가는 더 이상 형식적인 시험이 아니라, 제작사가 어떤 안전 기술에 투자하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공개 경쟁의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25년 KNCAP 결과는 ‘잘 달리는 차’보다 ‘끝까지 지켜주는 차’가 선택받는 시대가 이미 시작됐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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