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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창조/박미연의 기반시설 자산 관리

우리 일상을 살게 하는 기반시설 이해하기 - 첫번째. 도로시설 만들기

by 이치저널 2023.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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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연 

 

 

 

요즘 부쩍 봄나들이 행락객이 많아서 차도 밀리고 도로가 너무 좁아 보일 때가 간혹 있다. 이왕 도로를 만들면 차선을 여러 개 두고 넓게 만들 것이지 왜 2차선 정도의 도로를 만들어, 이렇게 밀리고 복잡하게 해? 라는 불만이 있을 수가 있다. 특히, 구도심을 지나갈 때면 더 답답하고 화가 날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 도로를 건설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보상비가 너무 많이 들고 자연환경을 최대한 살리고, 주민 불편을 끼치지 않도록 해야 하고, 건설 중이라도 소통을 원활하게 시켜야 하고...

일반 시민인 우리들은 도로 건설하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긴 시간이 걸리는 일인지 잘 알지 못할 것이다.

 

ⓒ박미애

 

그럼, 도로를 만들 때 고민해야 하는 것들을 한번 생각해 보도록 하자. 도로가 놓여야 할 곳은 이미 정해져 있다고 가정을 하고, 먼저 얼마의 인구가 살고 있고, 무슨 산업이 현재 가동되고 있고 앞으로 얼마나 더 번창할 것인지? 통과시간은 얼마나 걸릴 것인지, 그리고 통행량은 얼마나 발생할 것이지 등을 고려하여 도로의 시작점과 종점, 연결 위치 등을 결정하고 개략적인 설계를 하게 된다.

어느 높이로 통과하도록 하고 어디는 터널을 뚫고, 어디는 교량을 설치하고 어디는 매립하고 어디는 절토하고, 옹벽을 쌓아야 할 곳, 경사도, 배수로 설치, 우수처리, 다른 시설물(철도/하천) 통과방법 등등...

이러한 고민을 통해 얼마나 넓은 도로를 어느 마을을 거쳐서 어디까지 시공할 것인지 분석하고 설계하는 기간도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특히, 주거지나 개인소유 농지를 거쳐 가야 하면 보상 문제, 금액, 농사 지장 여부 등을 모두 고려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원래 계획과는 다르게 도로를 우회 설치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박미애

 

이러한 과정을 거쳐 개념설계가 나오면 대략 공사비를 뽑아 예비타당성 분석 및 각종 심의를 거쳐 최종 공사비가 확정된다. 도로포장 두께, 재질, 강도, 배수 성능, 구배, 교량 형식별 상세설계, 터널 시공공법별 상세 설계... 이러한 과정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기도 하지만 상세설계 이후 시공이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공 과정에서도 예상치 못한 많은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특히 안전 문제 등에 대해 철저히 공사계획과 공정관리를 수행하며 공사를 하게 된다. 그래도 간혹 황당한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유물이 나와 공사를 중단하거나 도로를 우회 건설해야 하는 일이 있기도 하고(설계변경 발생), 민원 등으로 공사가 지연되거나 중지되기도 하고, 발파 작업 중 터널 붕괴가 발생하기도 하고, 교량 건설 중 홍수나 태풍으로 교각이 무너지거나 떠내려가는 일들도 발생한다. 요즘처럼 기상이변이 속출할 때는 인력으로 불가항력인 일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도로를 우리는 다니면서 왜 이렇게 좁게, 미래 수요를 못 맞혀서 만들었느냐고 불평을 쏟아낸다. 하지만 그때는 그 지역의 발전 수준이 이렇게 빠르지도 않았을 것이고 인구 유입이나 관광객 이동이 이렇게 많지도 않았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성장 속도가 너무 빠른 것이 문제일 것이다. 요즘 한 가구에 차량이 2대 이상인 집이 엄청 많은 것처럼...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기반 시설의 수명이다. 도로와 같은 기반 시설은 한번 만들어지면 수십 년에서 수백 년을 사용하게 된다. 그러기에 한번 만들 때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고민하고 분석하여 구축하게 된다.

과거에는 정치적인 논리에 의해 만들어진 시설물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기본 구성, 예비타당성 조사, 기본계획, 기본설계, 상세설계 등의 여러 평가·심의 장치를 거쳐 도로가 건설되게 되어 있다. 이러한 도로에 대해 우리가 불평만 할 것이 아니라 더 잘 사용하고 긴 수명을 가질 수 있도록 더 큰 노력과 비용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럼, 도로 밑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떤 상태인지 알고 싶지 않을까 싶다. 다음에는 이러한 도로 밑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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