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설.창조/박미연의 기반시설 자산 관리

도로 밑은 또 다른 세상이 움직이고 있다

by 이치저널 2023. 6. 14.
반응형

 박미연 

 

세계 10위에 걸맞은 국가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반 시설 자산관리 체계도입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도로 밑에는 무엇이 어떻게 놓여있을까?

우리가 사는 도시는 크고 작은 도로가 복잡하게 놓여있다.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시도, 지방도, 국도, 군도, 자동차전용도로, 그리고 집들과 동네 간 이동을 위한 2차선 도로, 이면도로 등... 모든 도로가 기능과 역할을 가지고 이쪽에서 저쪽으로 동에서 서로, 남으로 끊어질 듯 막힐 듯 이어져 우리를 안식처로 직장으로 또는 고향으로 연결해 주고 있다.

이런 도로 밑에는 우리몸의 신경계와 혈액이 흘러 다니는 것과같은 시설들이 복잡하게 배치되어 있다.  도로 밑은 또 다른 세상이 움직이고 있다.  우리들의 삶을 소통하게 하고 엮어주는 통신선과 전력선이 길고 가늘게 배치되어 있다.

시대가 바뀌면서 네트웍의 기능이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다. 이러한 네트워크도 3G에서 5G로 업그레이드되면서 통신선의 포설도 더 복잡하게 자리 잡고 있다. 우리몸의 정맥과 동맥과 같은 상수도와 하수도관이 집집이 연결되어 공급되고 배출이 되도록 도로 밑에 배치되어 있다. 언덕 위로 관로 상에 펌프를 설치하여 끌어올려 주고 도로나 다른 시설물을 넘어가야 할 때는 더 깊이 돌려서 밀어 올려 배출이 되도록 하곤 한다.

 

 

 

강이나 하천이 있으면 하천 바닥으로 더 깊이 파서 건너가도록 하며 교량 하부에 매달아 통과시키기도 한다. 신도시는 더 복잡한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아파트 밖의 공간을 넓게 사용하고 소음을 줄이기 위해 도로 자체가 지하로 들어가기도 하고, 주변을 깨끗하게 보이게 하기위해 모든 설비들이 땅속으로 들어가다 보니 도시 자체는 쾌적하고 넉넉하지만, 그 하부 땅속은 그물망처럼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도시의 모습은 단순히 생각하면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유지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도로 밑을 파야 한다고 생각하면 문제는 엄청나게 복잡해진다. 다행히 IT, 기술 덕분에 땅속 지하 시설물의 정보화가 잘 만들어져 가고 있다. 즉, 이러한 도로 밑의 설비나 관로를 라인으로 그려 시설관리자나 공사 예정자가 미리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GIS가 1990년대 초반부터 보급되어 전 국토의 도로 밑이 잘 보이도록 구축되어 있다.

그렇지만 많은 시설물이 지하로 들어가면서 노후화된 시설들을 뽑아내야 하거나 교체하거나 하는 것은 두 배 이상의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이 시설을 걷어내려면 도로를 차단하거나 교통을 통제하다 보니 주민들의 불평과 민원이 공사를 지연시키거나 못하게 하는 일들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제때 걷어내야하는 폐관들이 제거되지 못해 더 큰 위험을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것도 돈과 시간만 있으면 아주 가능하다. 그러나 국민들이 내는 세금으로는 지하 시설물 개보수가 쉽지 않아 늙어가는 시설물에 대한 고민들이 지자제마다 깊어지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도로 밑에 어느 시설물이 어느 깊이로 어떻게 묻혀있는지를 모르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뉴스를 보면 공사 중 상수도관을 건드려 관이 터져 물이 도로를 콸콸 넘쳐흐르는 것을 자주 본다. 얼마 전인가 열 관이 터져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우도 있었다.

편리함은 보이지 않은 대가를 지불하게 만든다. 그 대가란 관리 비용의 증가와 안전위험의 증가일 것이다. 보이는 위험은 줄이거나 감당할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위험은 더 큰 위협으로 우리 삶을 불쾌하게 만들고 불안하게 만든다. 이러한 시설이 잘 관리되고 보수보강이 적기에 될 수 있도록 그리고 계획된 작업이 가능하도록 예산을 확보하고 노후화에 대비한 장단기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의사결정이다.

이런 선제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려면 모든 시설이 목록화되어 정보로 올라와 어떤 상태에 있고 얼마나 위험하며, 어떤시설부터 언제 개대체해야 적절한지, 비용은 얼마나 들어갈 것인지 시설자산관리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선진 자산관리 국가들은 도시 모든 시설에 대해 기반 자산관리체계를 법으로 정해서 20년 전부터 관리하고 있다. 우리 시민들과 국민들은 우리 지자체나 공공기관들에서도 당연히, 오래전부터 이런 선진 자산관리체계를 가지고 예산을 쓰고 시설관리를 선제적으로 체계적으로 하고 있을 거로 생각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세계 10위에 걸맞은 국가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반 시설 자산관리 체계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유지하는 데 기여하여야 한다.

시설자산관리는 미래에 대한 잠재적인 위험을 대비하고 대응하기 위해 하는 긴 여정이다. 인구의 급속한 감소가 예상되고 전문 인력들이 늙어가면서 기술력의 공백도 도래하고 있다. 도시 또한 늙어가고 있어 국민의 삶의 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어마어마한 예산이 소요될 것이다. 이를 미리 준비하고 미리 계획하여 더 오래 쓰고 안전하게 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이다.

기반 시설 건설에는 3년이 걸리지만 운영 유지 관리하며 사용하면 100년 이상을 쓸 수가 있다. 백년 이상을 쓰기 위한 대책과 방법에 대해 다음기고에서 기술을 하고자 한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