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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송란교의 행복사냥

똥차 지나갑니다!

by 이치저널 2023.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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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란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저기요, 돈지갑이 떨어졌어요!’ 하고 외치면 혹시 내가 떨어뜨렸나? 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호주머니를 더듬어보거나 돌아본다. 자신의 주머니에 지갑이 들어있음을 확인하고서도 혹시나 해서 다시 한번 확인하고 나서야 비로소 안심한다. 그러면서 떨어진 지갑에 돈이 얼마나 들어있을까?,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내가 주어 갈까 하는 생각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기도 한다.

 

ⓒ박미애
 
 
 

한편, 급하게 지나가야 하는데 ‘비켜주세요’ 하면 잘 비켜주지 않지만 ‘똥차 지나갑니다’ 하고 외치면, 털끝만치라도 혹여 똥물이 내 몸에 묻을까, 내 옷에 튈까 조바심을 내면서 재빨리 옆으로 비켜선다. 무서운 독사뱀 한 마리가 휘익 지나가면 휴우! 하면서 안심하는 것처럼 말이다.

사람들을 돌아보게 하는 돈지갑과 사람들을 흩어지게 하는 똥물의 차이는 무엇일까? 돈지갑을 줍는 꿈을 꾸면 돈이 나가고 똥물 뒤집어쓰는 꿈을 꾸면 돈벼락을 맞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돈지갑은 현실에서 똥물은 꿈속에서 사람들에게 큰 기쁨을 준다. 그런데 꿈속에서나 현실에서나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하는 말이 있다. ‘덕분에’라는 예쁜 말이다.

어떤 경기에는 팀을 이루는 최소한의 참가 인원이 정해져 있을 수 있다. 참가하는 그 자체가 큰 영광이고, 우승하면 상금도 덤으로 받을 수 있다고 하면, 한 명이 모자라서 참가가 어렵게 된 팀은 필사적으로 다른 한 명을 구해 와서 팀을 이루고 그 경기에 참가하려 할 것이다. 그런데 참가한 후에 그 한 명이 잘못해서 우승을 놓친다면, 다른 팀원들이 ‘너 때문에 망했다’, ‘너만 아니었으면 우승할 수 있었다’라는 식으로 그 친구를 비난할 것이다. 그 친구 아니었으면 참가할 기회 조차 갖지 못했을 텐데, 참가한 그 자체로 큰 명예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개구리가 올챙이 적 시절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잘못한 친구를 향해 끊임없이 비난과 질책을 가하려 할 것이다.

정말 우승을 하고자 한다면 잘못하는 그 친구가 잘할 수 있도록 함께 도와주면 될 일 아닌가요? 자신들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서 왜 그 친구만 비난하는가? 물통에 물을 담을 수 있는 높이는 물통을 구성하고 있는 판자 중에서 높이가 가장 낮은 판자의 높이 만큼일 것이다. 물을 더 높이 담고 싶다면 높이가 가장 낮은 판자의 높이를 원하는 만큼 더 높이면 될 일이다.

필자가 직장생활을 할 때, 배정된 사업목표를 초과달성 하려고 온 힘을 다해 노력했지만 최종적으로 목표의 90% 정도만 달성했던 경우가 있었다. 이 때 어느 직원이 대뜸 ‘야, 너 때문에 못 했잖아, 너 때문에 망했잖아’ 하고 실적이 저조했던 직원을 심하게 비난하는 것이었다. 듣고 있자니 민망하고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는 생각에, ‘그 녀석 때문에 망한 게 아니고, 그 녀석 덕분에 그나마 이 정도라도 달성한 것이다’, ‘ 너 때문에’라 하지 말고, ‘네 덕분에 그나마 이 정도라도 달성해서 다행이야‘라고 말하면 서로 격려도 되고 서로 기분 상할 일이 없잖아’라고 하면서 직원들의 말버릇과 타인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도록 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들은 어느 누구에게도 비난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비난할 권한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설령 함께 도전했던 일이 실패하였을지언정 ‘너 때문에 망했다’가 아닌 ‘네 덕분에 그나마 이 정도라도 해낼 수 있었다.’라고 말하면 얼마나 듣기 좋은가!

배려하는 말의 축복, 따뜻함이 묻어나는 말의 행복, 격려의 말이 주는 선물을 돈지갑 챙기듯 아끼자. ‘너 때문에 못 살겠다’라는 말은 듣는 즉시 쓰레기통에 버리고 ‘네 덕분에 잘살고 있다’라는 말은 듣는 즉시 입에 배이도록 따라 해보자. ‘때문에’는 사람들을 흩어지게 하지만 ‘덕분에’는 사람들을 모이게 한다. 빈 지갑에 용돈 생기면 기분이 좋은 것처럼 기분 좋은 하루를 ‘예쁜 말 고운 말’로부터 시작하자. 예쁜 말 예쁜 미소를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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