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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이영하의 소통이야기

가을 편지

by 이치저널 2023.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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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로운 들판에

낙엽이 떨어져 쌓이고 있습니다.

하늘이 구름사이를 비집고

 

원고지 처럼 비어가고 있습니다.

그 빈곳에

맑은 영혼에 정열로 아로새긴

사랑의 편지를 써서 당신에게 보냅니다.

 

온 산하에 가을 단풍이 짙어지며

제비가 떠나가고 기러기가 옵니다.

알토란 같은 밤이

청솔모를 살찌게 합니다.

안산 기슭 기슭에 구절초가

하얀 파도를 이루어가니

이제는 더 이상 미룰수 없어

날마다 가을처럼 깊어져 가는

내 사랑을 고이 접어서 보냅니다.

 

가슴에 켜켜이 쌓인 말을

다하지 못하는 시월의 마지막 순간,

한칸씩 비어가는 하늘 백지에 곱게 채워

당신에게 전해달라고

갈 바람에게 맡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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