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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송란교의 행복사냥

자꾸 털어내면 그 먼지를 누가 먼저 마시는가?

by 이치저널 2023.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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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한테도 피해를 주지 않았는데 누군가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으면 절대 참기 힘들고 분노에 휩싸여 몹시 괴로워하게 된다. 비난받은 사람은 자기가 당한 것을 잊지 않고 꼭 되갚아 주고 싶어 한다. 비난하는 사람과 똑같이 비난을 해댄다면 흉내쟁이나 따라쟁이가 될 수밖에 없고 결국 둘 다 잘못했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선거는 물론이고 겨룸과 경쟁이 있는 경우에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하게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나와 치열한 경쟁을 하고있는 사람이 나를 칭찬하고 다니는데 나는 그를 헐뜯고 다니다가 갑자기 외진 골목에서 그 사람을 만나게 되면 밝은 얼굴로 인사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요? 어떤 느낌이 들까요? 상대를 모질게 씹다 버린 껌 같은 말들, 그대로 내버려 두면 누가 치워야 하는가? 반려견들이 공원 산책길 여기저기에 싸질러 놓은 똥은 누가 치워야 하는가?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지만 자꾸 털어내면 그 먼지를 누가 먼저 마시는가? 누가 먼저 뒤집어쓰는가?

선거철에는 경쟁자보다 한 표라도 더 얻어야 당선되는 영광을 거머쥘 수 있으니 상대가 나 보다 잘하고 잘해왔던 뛰어난 점은 모조리 감추고 잘못하고 부족한 점은 샅샅이 파헤쳐 드러내고자 한다. 내가 잘하는 것, 잘할 수 있는 것보다 상대가 못하는 것들을 들춰내면 그 경쟁자도 똑같이 자신을 공격해오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들은 보고 싶지 않고 듣고 싶지 않은 지저분한 사실들과 마주할 수밖에 없게 된다.

 

 

결국에는 비난하는 사람, 비난받는 사람, 그 소릴 듣는 사람들의 얼굴이나 마음이 찡그려지게 된다. 들춰내는 입이 먼저 더러워진다. 내가 모자란다고 상대도 모자라야 한다고 우기지 말자. 자신이 잘하는 것이 얼마나 없으면 상대의 부족한 점만 찾아내려 하겠는가?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사람들의 눈초리가 많이 맵다.

그들의 마음도 무척이나 혼란스럽고 바쁘다. 칭찬하는 사람과 흉보는 사람, 희망을 노래하는 사람과 절망을 부르는 사람, 미래를 밝히는 사람과 과거에 붙잡힌 사람, 존중할 줄 아는 사람과 깔봄이 몸에 밴 사람, 다정한 공감이 있는 사람과 내가 난데 하는 사람,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할 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웃음을 주는 사람과 찡그리게 하는 사람, 흥을 돋는 사람과 흠만 찾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누구와 더 친하게 지내야 할까요? 내 인생을 더욱 빛나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누구인가요?

음식은 가려먹고 챙겨 먹어야지 보이는 대로 마구 먹어대면 건강을 해친다. 자신은 좋은 것만 가려 먹고 맛있는 것만 골라 먹고 통통하게 살이 쪄 가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나쁜 것만 골라 주고 맛없는 것만 먹이려 한다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향해 맛없는 놈 멋없는 놈 돼지 같은 놈이라 흉을 볼 것이다.

그런 소릴 들어도 좋은가? 다른 사람의 흉을 맛있고 싱싱한 회라 생각하고 질근질근 맛 좋다 씹어 먹지 말자. 다른 사람의 흠을 진주목걸이 목에 걸듯 입에 주렁주렁 매달지 말자. 다른 사람의 상처를 비빔밥에 참기름 끼얹듯 고소해하지 말자. 큼직한 자석을 모래밭에 끌고 다니면서 녹슨 쇠붙이 같은 흠을 찾으려 말고 차라리 금가루 같은 칭찬 거리를 긁어모으는 것은 어떨까?

누구에게도 쓸모없는 흠을 찾아서 어디에 귀하게 쓰려고 하는가? 다른 사람의 흠과 다른 사람의 흉으로 허기진 자신의 배를 채운다면 배부름이 아닌 배탈이 먼저 날 것이다. 봄이 오면 꽃이 하늘을 가리고 햇볕을 가린다 해도 서운해하지 않고 불평하지 않는 것은 그냥 그 꽃이 예쁘고, 꽃잎 사이사이로 마음이 따라가면 향기가 묻어나기 때문이다.

좋은 친구를 얻고 싶거든 친구의 칭찬 거리를 보물찾기하듯 해보자. 베풀어서 좋고 받아서 좋은 것은 칭찬이고 미소다. 사람들의 욕망 중 하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한 존재, 인정받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해주기를 바란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먼저 해주어라. 이것이 인생의 황금률이다. 자기를 이해해주고 인정해준다면 싫어할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칭찬하면 칭찬받고 인정하면 인정받고 대접하면 대접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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