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듯한 내 이름으로 주식회사 만들어서 나도 대표이사 한번 해보고 싶다. 시키는 대로 마지못해 눈치 보며 일만 하다 불만 가득 얇실한 월급봉투를 받는 종업원이 아닌, 내가 하고 싶은 일에 혼을 쏟아붓고, 즐거운 마음으로 넉넉하게 월급을 주는 존경 받는 사장 한번 해보고 싶다.
제품을 만들었는데 상품으로 제대로 팔리지 않고 추진하고 있는 일도 성과가 미지근한데 월급 줄 날이 너무 빨리 돌아온다고 불평하는 사장님도 있지만, 통장의 잔고(殘高)가 간당간당 비어가서 마음이 쪼들리고 보타지는데 급여 날이 너무 더디게 온다고 투덜대는 근로자보다야 더 낫지 않겠는가.
종업원이 한 명이면 어때, 그래도 사장 한번 해보고 싶다. 남들이 불러주면 로봇처럼 받아쓰고 고치고 확인받는 것이 아닌 내 생각을 말하고 나의 구상대로 써 내려가는 시나리오 작가가 되고 싶다.
흐름이 막히면 어때, 스토리를 조금씩 바꾸면 되잖아. 딱 부러진 배역 없이 잔심부름이나 허드렛일만 하는 이름 없는 조연배우가 아닌 관객들에게 넘치는 사랑과 큰 박수를 받고 그 이름이 끝없이 불러지는 스타 같은 주연배우 한번 해보고 싶다.
스텝이 꼬여 넘어지면 어때, 다시 일어서서 걸으면 되잖아. 어쩌면 우리들은 잊고 있던 그 무언가를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떠올리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망각의 망토를 뒤집어쓴 체 낮에는 밖으로 나돌면서 모조리 잊어버리고 있다가 깜깜한 밤이 되어 집으로 돌아오면 하고 싶은 것들이 스치듯 생각이 난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서는 오뚝이처럼 오롯이 생각이 난다. 차라리 생각이나 나지 말든지. 그래서 실망은 하지만 내일은 그 일을 정말 해봐야지 하면서 굳은 의지를 불태우다 잠이 든다.
이렇게 어제 오늘 내일이라는 시간이 지붕 위의 기왓장처럼 한 장씩 덧대고 엇대어져 간다. 지나온 날들이 포개지고 이어져서 독특한 색깔의 ‘나’만의 꽃으로 피어난다. 박물관에 내 걸릴 만큼의 명작은 아니더라도 남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졸작은 되지 않을 것이다.
주인은 일꾼 열 몫을 한다는 말처럼 내가 주인의 생각으로 살아야 이루어 냄이 있을 수 있다. 내 삶의 주인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일수밖에 없다. ‘나’라는 제품이 만들어졌으면 소비자로 하여금 사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고 잘 팔리는 값비싼 상품이 되도록 해야 한다.
열정이 깃들고 정성이 담겨있다면 흔하디흔한 싸구려 상품이 아닌 귀하디귀한 값비싼 명품이 될 수 있다. 사서 써 보니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변신해보자. ‘나’라는 상품이 오랫동안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명품이어야지 한 번 쓰고 쓰레기통 속으로 버려지면 슬프겠지요.
하얀 파도가 덕석을 말아 올리듯 밀려와도 묵직한 바윗돌은 그대로 버티고 서 있다. 결코 그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가지 않는다. 다만 조금씩 뾰족한 모서리를 내어주며 둥글게 다듬어 지고 있는 것이다. 세찬 비바람이 뺨을 때리듯 불어온다고 태산이 들썩거리는 것을 본적이 있는가. 그냥 버티고 서 있다. 다만 조금씩 덤으로 넘치는 둔덕을 내어주며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모난 돌들이 파도에 깎이고 바람에 부딪히고 눈비에 씻기고 서로 엉키면서 와글와글 거리다 아름다운 몽돌이 되어가듯 성가시고 귀찮게 하는 사람들의 말과 생각을 부정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그들과 부대끼며 나의 예쁜 생각을 조금씩 덧붙이다 보면 ‘예쁜 인생’이 여물어갈 것이다.
그들과 어울리면서 나를 잃지 않으면 더 탐스럽게 물들어갈 것이다. 나의 생각 근육 마음 근육 몸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어 100세 인생을 사는 동안 내 인생의 주인으로서 이루고 싶은 것 하나쯤은 꼭 이루어봐야 하지 않겠는가?
행복한 삶을 꿈꾸는 집을 짓고 싶다면 직접 설계를 하고 재료를 준비하고 몸소 건물을 지으면 될 것이다. 벽돌 한 장 한 장 쌓으면서 날마다 행복을 느낄 것이다. 내 삶을 이끌고 가꾸고 넓히는 것은 주인인 내가 하는 것이다. 내 인생은 내가 주인이라 생각하면 주인이고 내가 주인공이라 생각하면 주인공인 것이다.
내가 ‘나’를 인정하고 믿으면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다. 오늘도 하고 싶은 일을 까먹지 않도록 호주머니 속을 자주 들여다보면서 화려한 포장지를 뛰어넘는 ‘나’만의 명품으로 탈바꿈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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