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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송란교의 행복사냥

나는 지금 어떤 말을 뿌리고 있는가?

by 이치저널 2024.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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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암탉이 대낮에 ‘꼬꼬댁 꼬꼬’ 하면서 기쁘게 울면 달걀이 나온다. 신생아는 ‘응~애 응애’ 하면서 목청껏 울어대면 세상 사람들은 만물의 영장이 태어났음을 알아차린다. 센 바람은 간밤에 ‘쓰르륵 쓰르’잠자는 나무를 흔들어 깨운다. 그렇게 자신이 왔다 간 흔적을 남긴다.

반려견(伴侶犬)은 주인 따라 산책길을 걷다가 여기저기 ’쉬~쉬‘하고 자신의 영역을 냄새로 표시한다. 천년 묵은 고목도 긴 세월을 꿋꿋이 견뎌냈다고 깊은 상흔을 훈장처럼 드러낸다. 호사유피인사유명(虎死留皮人死留名), 호랑이는 죽으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으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한다. 사람들은 한평생 살아온 삶의 흔적이 누구에게나 존경받는 아름다운 이름이기를 원한다. 지금까지 잘 살아온 감동은 얼굴에 새겨진 주름에 그대로 투영되어 나타난다. 깊은 주름 사이로 아름답게 흐르는 명성이 내가 주인공이기를 소망한다. 감동이 있는 말을 하고 울림이 있는 글을 쓰고 결과가 있는 행동을 한다면 누구에게나 사랑과 존경을 받을 것이다.

 

나는 지금 어떤 말을 뿌리고 있는가? 누군가에게 아름다운 씨를 뿌리겠다는 마음으로 말을 한다. 선한 영향을 끼치겠다는 소명으로 글을 쓴다면 반드시 그들에게 울림을 줄 것이다. 평소에 했던 말이나 글이 다른 사람들에게 예쁜 영향을 미치고 그 선함이 다시 나에게 축복으로 되돌아올 때 비로소 나는 좋은 씨앗을 뿌렸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안부를 묻는다고 이런 글을 보내온 적이 있었다.

 

‘코로나 19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에 걸리면 많이 힘들어집니다. 모든 사람이 코로나 19를 싫어하니 코로나 19에 걸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코로나 19를 미워하고 코로나 19를 극복합시다.’

저는 이 글을 읽는 순간 머릿속은 온통 코로나 19에 지배당하고 말았습니다. 이런 글을 안부라고 보내오면 코로나 19에 안 걸릴 자신이 있나요?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거나 글을 읽다 보면 자신의 뇌가 먼저 반응을 합니다. 그래서 코로나 19라는 소리를 듣거나 코로나 19라는 글을 보게 되면 우리들의 뇌는 곧장 코로나 19에 대한 정보를 저 깊숙한 곳에서 사정없이 끄집어냅니다. 대다수의 공중파에서 1년이 넘도록 하루도 빠짐없이 외쳐대는 코로나 19 확진자 소식이 코로나 19의 무서운 기억을 스멀스멀 기어 나오게 합니다. 그래서 허약한 우리 몸의 일부가 코로나 19의 영향을 받게 되고 가만히 있어도 코로나 19에 걸린 듯 으스스해집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에게 안부를 물을 때는 부정적인 뜻을 지닌 단어나 문장이 아닌 가급적 따뜻하고 다정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노래를 부르는 가수(歌手)는 자기가 불렀던 히트곡의 노랫말처럼 살다가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요절한 가수들은 너 나 없이 슬픔이나 죽음과 연관된 노래를 불렀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히트곡을 만들어내기 위해 수만 번의 연습을 합니다. 또한 그런 감정에 몰입합니다. 그래서 그 감정에 동화현상이 발생하여 운명도 이와 비슷하게 변합니다. ‘노래’는 ‘말’에다 ‘곡조’를 실은 것이어서 말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윤심덕 가수는 ‘사의 찬미’를 부르고서 자살했으며, 송대관 가수는 ‘쨍하고 해 뜰 날’을 부른 후 인생이 풀렸다고 합니다. 이러한 예들은 말이 곧 씨가 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말이 주는 그 놀라운 축복’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할 때면 '박사 사모님과 절름발이 아내'라는 사례를 자주 거론합니다. 그 내용을 요약해보겠습니다.

 

“어느 시골 동네에 다리를 저는 남편을 절름발이라 부르는 부인이 있었습니다. 절름발이라는 말을 들은 동네 아주머니들이 그 부인을 '절름발이 아내'라 부릅니다. ‘절름발이 아내’라 불리니 그 부인은 창피하기도 하고 속이 상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마을로 이사 갔습니다. 그곳에서는 자신의 남편을 박사님이라 불렀습니다. 그러하니 동네 아주머니들이 존경하는 마음으로 그 부인을 '박사 사모님'이라 불렀습니다. 그래서 그 부인은 기분이 좋습니다. ‘절름발이 아내’와 ‘박사 사모님’은 결코 다른 두 사람이 아닙니다. 똑같은 한 사람인데 이런 대접의 차이를 누가 만들었습니까? 이는 그 부인이 내뱉은 말이 씨가 되고 자라서 본인에게 되돌아온 것뿐입니다.”

 

인정받고 대접받고 칭찬받고 싶은 사람은 늘어나는데 인정하고 대접하고 칭찬하는 사람은 자꾸 줄어들고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의 마음이 자꾸 쪼그라들고 있습니다. 세상이 이러하니 사소한 것일지라도 다른 사람을 존경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담아 예쁜 말을 자주 합시다.그러면 이웃 사람들로부터 귀하게 존중받고 인정받고 대접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귀가 편하고 마음이 머무는 사람에게 시선이 쏠리게 됩니다.

 

말은 입 밖으로 나오면 그대로 이루어집니다. 자녀에게 실망했다고 ‘빌어먹을 놈’, ‘길거리에서 뒈져 죽음 놈’이라고 하였더니, 그 자녀는 ‘빌어먹을 놈’이 되더니만 결국 전봇대에 받혀 죽었다고 합니다. 습관적으로 하는 말 중에 ‘죽겠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좋을 때나 나쁠 때나 그냥 ‘죽겠다’라고 합니다. 입에 밴 습관이라 더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배고파 죽겠다, 배불러 죽겠다, 귀찮아 죽겠다, 힘들어 죽겠다, 기분 좋아 죽겠다.’ 등등. 또한 어떤 말을 해도 꼭 욕을 붙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죽겠다’는 말을 반복하면 죽을 일만 생깁니다.

 

욕을 밥 먹듯 하면 욕먹을 일만 생깁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아 화가 난 부부가 다투면서 하는 말 ‘당신이 그런 소리 하니까 그렇게 된 거잖아요!’ 그러면 싸움이 점점 커집니다. 자녀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화는 내며 ‘너 나가버려’ 하면 집 밖으로 뛰쳐나갑니다. 그러면 추운 날 늦은 밤까지 돌아오지 않는 자녀를 찾아 이 골목 저 골목을 찾아 헤맵니다. 걱정이 태산입니다. 어찌어찌 찾아내고서 또 야단을 치고 맙니다. 오늘만큼은 이런 말이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렵다고 말하면 어렵게 됩니다. 쉽게 할 수 있는 일도 ‘잘 안될 것 같다’고 하면 자신감이 줄어 일을 잘못하게 됩니다. 왜냐면 말을 내뱉으면 말은 말한 대로 이루려는 습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말의 힘은 참으로 대단합니다. 모든 일은 안 풀리는 게 아니고 스스로 부정적인 말을 함으로써 안 풀리게 가로막는 것입니다.

 

부드럽고 맛있는 계란찜을 먹기 위해서는 계란을 풀어 열심히 저어야 합니다. 가만두면 결코 부드럽게 풀리지 않습니다.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말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먹고 싶은 음식을 가져다주지 않습니다. 정성 들여 키운 자식들에게 말하지 않아도 내가 원하는 것을 알아서 사 오겠지 하고 기다려 보십시오. 백날이 가도 기다리는 소식은 오지 않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말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행동을 해야 합니다. 묵언수행의 날이 길어질수록, 행하지 않고 미루는 날이 쌓일수록 이루어짐은 멀어집니다.

인과응보(因果應報), 자업자득(自業自得), 종두득두(種豆得豆)라는 단어는 이미 익숙할 것입니다. 하얀 감자 꽃은 캐보나 마나 하얀 감자다. 오이 덩굴에 오이 열리고 가지 나무에 가지 열린다. 왕대밭에 왕대 난다. 이런 말들은 모두 내가 어떤 씨를 뿌렸느냐에 따라 거두는 열매도 다르다는 말입니다. 모든 결과엔 그 결과를 만들어내는 나의 말과 행동, 선택이 있었을 뿐입니다.

 

이웃을 내가 원하는 사람으로 만들고 싶다면 그 사람에게 내가 원하는 것을 자꾸 말해주어야 합니다. 결국 내가 원하는 사람으로 변하게 됩니다. 성경에서도 ‘사람이 무엇으로 심던지 그대로 거두리라(갈 6:7)’고 했습니다. 말이 마음이고 마음이 곧 말입니다. 고운 말과 따뜻한 마음, 미루지 않는 행동은 ‘심음과 거둠’의 법칙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가슴에 기쁨을 뿌리면 기쁨이 오고 원한을 쌓으면 원한이 따라옵니다. 말은 행동을 바꾸고 행동은 습관을 바꾸고 습관은 인생을 바꾼다고 했습니다. 내가 자꾸 기뻐하면 기쁜 일이 생기고 내가 슬퍼하면 슬픈 일이 생깁니다.

사랑의 마음을 뿌리면 사랑의 싹이 트는 것처럼 좋은 인연의 씨를 뿌리면 좋은 이웃이 다가올 것입니다. 생각은 삶을 움직이는 씨앗이고 마음은 인생을 만드는 씨앗이며 행동은 운명을 이끄는 씨앗입니다. 말은 행동을 이끄는 씨앗입니다. 말은 화자(話者)인 나를 비롯한 청자(聽者)인 타인에게도 똑같은 영향을 끼칩니다. 길을 가다가 갑자기 큰 소리로 싸우는 소리가 들리면 나와 전혀 상관이 없음에도 마음이 불안하고 긴장을 하게 됩니다. 웃음소리가 들리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아침 출근길에 누군가의 호의적인 한마디에 하루 종일 기분이 좋고, 누군가의 기분 나쁜 한마디에 하루 종일 우울할 때도 있습니다. 이처럼 한마디의 말이 ‘나’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할 수도 있고 나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작은 불씨 하나가 온 산을 태울 수 있고 작은 꽃씨 하나가 온 산을 꽃으로 물들일 수 있는 것처럼, 말 한마디로 사람을 바꾸고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당신은 참으로 대단한 분이십니다.

말은 살아있는 생물이라 어디에서든 뿌리를 내리고 잘 자라납니다. ‘선(善)한 말은 꿀단지 같아서 마음에 달고 뼈에 양약이 된다(잠16:24).’라고 했습니다. 내 입술을 통하여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행복합니다’를 날마다 외쳐 보십시오. 외침의 횟수가 늘수록 마음속의 행복도 그만큼 늘어날 것입니다. ‘이야, 너 때문에 망했어,’ ‘와우, 네 덕분에 성공했어.’라는 말이 있다면 여러분은 지금 어떤 말을 더 듣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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