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것은 늘 얼마간 슬픔을 머금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이토록 아름다운 봄날에 세상을 떠난 이가 있었습니다. 벌써 오래된 이야기지만, 20여 년간의 직장생활을 접고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아름답고 감동적인 문장으로 독자들의 심금을 울렸던 사람입니다. 그분은 바로 고 구본형 대표인데 누구보다도 맑고 고운 마음으로 지고지순하게 사람과 세상을 사랑했을 것입니다.
그가 운영했던 연구소의 모토는 ‘우리는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습니다.’라고 되어있습니다. 그가 어떤 마음으로 연구소를 운영해왔는지 금방 알 수 있는 문장입니다. 그가 59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전에 딸에게 “딸아, 내 인생은 그런대로 아름다운 인생이었다.”라고 했다지요. 정말 닮고 싶은 인생의 클로징 멘트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가 떠난 빈자리를 그의 글들이 말없이 대신해주고 있을 겁니다.
구본형 대표는 인문학을 경영에 접목시켜 '사람중심 경영'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여 경영혁신의 선구적 역할을 한 사람 입니다. 정치든, 행정이든, 경영이든 바람직한 조직 문화는 '사람중심'이나 '사람존중'이어야 하는데 그것을 몸소 실천한 사람이지요.
그의 명함에는 '변화경영 전문가'라고 적혀있다는데 변화의 시작은 '자기 혁명'임을 강조 했습니다. 오늘은 그의 저서 중 <떠남과 만남>에서 가슴에 박혀오는 한 문장을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실컷 돌아다니며 마음껏 보고 싶었다. 아름다운 산과 강 그리고 바다와 햇빛이 ‘가슴에 역력해지면’ 거기에 가 닿으리라 믿었다. 마음속에 넘쳐나면 그때 그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리라 생각했다. ‘아는 만큼 느끼는 것이 서구적 배움의 방법이라면, ’느끼는 것만큼 알게 되는‘ 접근법이 동양의 그것이다. 자연 속에서 시간을 넘어 내가 만나고 싶은 것은 이미 이곳을 살다 간 사람들의 안으로 쌓여 ’넘쳐나는 마음‘이다. 그들의 이야기로부터 나의 이야기로 바뀌어 가는 변곡점에 내가 있고 싶다. 그때 생각은 없어지고, 마음만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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